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 현재 촬영 중인 가운데 작품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최근 “폭력은 참교육이 아니다”라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촉구하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참교육’은 2020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체벌 금지법 도입 이후 교권이 붕괴된 사회에서 교육부 산하에 교권보호국이 신설되고, 해당 기관 소속 현장 감독관들이 학교에 파견돼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웹툰은 주인공이 부조리한 상황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전개와 학교 폭력, 교권 붕괴 등 현실적인 교육 문제를 다루며 독자들의 호응과 공감을 얻었지만 일부 장면과 설정을 두고 폭력성, 인종 및 성별에 대해 자극적 묘사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 페미니즘 교육을 하는 여교사가 폭력을 당하는 장면(42회)이나 백인 혼혈 교사가 흑인 혼혈 학생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장면(125회) 등이 논란이 되었고 이로 인해 해외 독자들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해당 작품은 2023년 9월, 북미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드라마화 확정..홍종찬 PD “비판과 우려의 의견들 인지하고 있어”
넷플릭스는 지난 3월 ‘참교육’의 제작을 확정하고 출연진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등을 연출한 홍종찬 PD가 연출자로 나선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 역은 배우 김무열이, 교권보호국 창설자이자 교육부 장관 최강석 역은 이성민이 연기한다. 드라마는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교육부 산하에 교권보호국이 신설되고, 감독관들이 문제 학교에 파견돼 선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를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드라마는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김남길이 주인공 물망에 올랐을 당시 일부 팬들은 출연 반대 성명을 냈다. 이에 김남길은 공식 석상에서 “많은 분이 불편해한다면 그런 작품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출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원작의 논란 요소들로 인해 캐스팅 거론만으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참교육’은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이와 관련 홍종찬 PD는 “최근 있었던 원작 내 일부 에피소드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의견들을 인지하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정제된 시선으로 드라마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무열은 웹툰이 아닌 “드라마로 각색된 ‘참교육’의 대본을 읽고 현재 교육 현실과 그 안의 차별 및 부조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다”면서 “‘소년심판’에서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소신 있게 풀어낸 홍종찬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공고한 신뢰 역시 작품 선택 결정의 큰 요인이었다”며 홍 PD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전교조..”폭력은 참교육 아니야, 제작을 중단하라”
이러한 상황에서 전교조는 지난 20일 ‘참교육’의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교조는 웹툰 원작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간의 갈등을 자극적으로 그려내고, 교사를 무능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왜곡하여 묘사한다. 학교 내 폭력을 미화하고, 혐오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교사의 교육 활동과 교육적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무엇보다 드라마에서 공권력을 가진 인물이 교권을 보호한다는 명문으로 학생에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참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전 세계를 통해 공개되는 넷플릭스 플랫폼 특성을 짚으며 “학교 내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약화시킬 것이며 인권친화적인 학교 현장을 만들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왜곡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폭력은 참교육이 아니다. 공권력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교권을 보호하는 것도 아니다. 콘텐츠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사회적인 책임과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드라마 ‘참교육’의 제작 중단 촉구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방영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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