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저 여자 왜 저래?”…‘스캔들’ 손예진, 조씨 부인을 복잡한 女로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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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사진=넷플릭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3-0089/image-348406fd-db23-4835-8f9c-9dcff9f60903.jpeg)
배우 손예진이 사극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2년 개봉한 ‘취화선’ 이후 24년 만이다.
정지우 감독의 드라마 ‘스캔들’에서 그녀가 맡은 인물은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안주인 조씨 부인. 단정한 한복과 고즈넉한 기와집, 겉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쉽지 않다. 자아를 실현할 기회도, 욕망을 완전히 드러낼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의 한 여성이 오랜 시간 눌러온 감정이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다.
손예진이 ‘스캔들’에 끌린 것도 복잡성 때문이다. 손예진은 2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욕망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뛰어난 여성의 재능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시리즈로서 시간이 길다 보니 캐릭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거 같았다”며 “어릴 때 봤던 영화 ‘스캔들’도 멋있었던 기억이 있다. 확실한 정답이 있지 않은 것도 어떻게 보면 대중적이지 않으나 배우로서 보면 매력적이다. ‘이 조씨 부인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 손예진 [사진=넷플릭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3-0089/image-7b4025a7-4292-442f-9b81-cc721f2ae2ce.jpeg)
8부작 ‘스캔들’(극본 이승영·안혜승, 연출 정지우)은 조선 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 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난 18일 오후 넷플릭스를 통해 8부작이 공개됐다.
조씨 부인의 욕망은 조원과의 관계에서 선명해진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진짜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던 친척관계.
손예진은 이 감정을 단순히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조씨 부인과 조원이 사랑이었는지 애증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원이 조씨 부인에게 연정을 품게 만든 사람이면서도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의 가능성을 비춰주는 존재라는 것. 현실과 타협한 조씨 부인을 두고 손예진 역시 수없이 고민했다. “사랑이라면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그렇다면 이 인물은 이기적인 것일까?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손예진은 조씨 부인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인물로 만들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시청자들이 ‘저 여자 왜 저래?’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연민이나 공감을 유도하기보다 한 인간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욕망과 체념, 질투와 동경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라며 “소옥의 존재도 그렇다. 조씨 부인에게 소옥은 질투의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젊은 시절과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손예진 [사진=넷플릭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3-0089/image-15127cd3-79ec-44f4-a5c6-099decea50fb.jpeg)
조씨 부인의 뒤틀린 욕망에는 스스로 구제할 수 없는 삶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복잡한 조씨 부인의 심리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정지우 감독의 열린 디렉팅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손예진은 “감독님이 ‘이런 느낌이면 어때요?’라는 식으로 하나의 해석을 강요하기보다 배우의 선택을 존중하셨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고 하셨는데 자유로우면서도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조원 역의 지창욱과의 첫 대면 장면은 그렇게 찾아낸 감정을 압축적으로 쏟아내는 시간이었다. 손예진은 “한 번 들어가면 몇 시간씩 촬영했다. 조씨 부인과 조원의 대화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보다 말 사이의 심리전이 중요하다”라며 “대사가 많은 데다 가벼운 대사도 아니었다. 한마디를 던지는 순간 또 다른 긴장이 이어졌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저는 되게 재미있었다”라고 촬영기를 회상했다.
다만 사극이라는 장르적 부담도 있었다고 한다. 데뷔 초 사극에서 실제 머리로 만든 가채 때문에 두통을 겪은 뒤 한동안 사극을 피했던 그녀가 다시 도전한 이유는 ‘스캔들’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배우 손예진 [사진=넷플릭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3-0089/image-95508535-5133-4d2f-be8f-b8f7f42e1e0d.jpeg)
“다행히 조선 시대 양반 여성은 가채를 쓰지 않았다는 것을 고증했다. 그럼에도 겹겹이 입은 한복의 불편함은 여전했다. 특히 여름 촬영에서는 통풍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멋진 옷을 입고 멋진 집에 사는 대감집 마나님의 모습이 궁금했다.”
빠른 전개와 명확한 선악 구도에 익숙한 시대에 드라마 ‘스캔들’은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남긴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점도 손예진은 인정했다.
그녀에게 이 드라마는 그동안 안 해본 것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극이라는 장르부터 조씨 부인이라는 복잡한 캐릭터까지 익숙한 모습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었다는 것.
손예진은 “옛날에는 결과에 마음을 많이 썼지만 이제는 보여줄 수 있는 걸 더 쌓아서 에너지를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작보다 어렵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배역을 천천히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어쩌면 조씨 부인을 연기한 손예진의 시간 역시 그녀와 닮아있다. 정답을 정해놓고 인물에게 다가가기보다 질문하면서 한 인간의 내면을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조씨 부인은 사랑받지도 미워할 수도 없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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