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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썬더볼츠*’에 침투한 한국 DNA “K콘텐츠의 진정성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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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에 참여한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왼쪽)와 해리 윤 편집 감독.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썬더볼츠*’는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 가운데서도 한국 제작진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연출한 이성진 감독이 각본 작업에 참여했고 해리 윤 편집감독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각 부문의 책임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두 사람 모두 ‘성난 사람들’을 거쳐 이번 작품에서도 탄탄한 팀워크를 이어갔다.

‘썬더볼츠*’에 담긴 ‘성난 사람들’의 DNA는 이뿐만이 아니다. 연출한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 또한 ‘성난 사람들’을 공동 연출했다. 난폭운전으로 엮인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분노와 갈등을 넘어 서로 유대하는 과정을 그린 ‘성난 사람들’은 지난 2023년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 8관왕에 오른 화제작이다. 한국계 창작자들의 실력은 ‘성난 사람들’에 이어 이번 ‘썬더볼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영화가 개봉한 30일 오전 해리 윤 편집감독(53)과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43)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이들은 ‘썬더볼츠*’를 통해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 재회하게 된 소감과 마블영화를 제작하면서 느낀 점, 한국계 창작자로서의 자부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썬더볼츠*’는 그동안 마블영화에서 개성 강한 문제적 히어로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한 팀을 이루는 작품이다.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업자 등 정의롭거나 고결한 전형적인 슈퍼히어로들과 거리가 먼 이들이 힘을 합치고 서로를 의지하며 진정한 팀으로 나아간다. 옐레나(플로렌스 퓨)를 비롯해 ‘윈터 솔져’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 ‘슈퍼 솔져’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전직 군인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전직 스파이 고스트(해나 존케이먼)는 서로를 전혀 믿지 못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협동심을 발휘한다. 이들이 옥신각신하는 모습에서는 웃음을, 각자가 트라우마와 어두운 과거에 맞서는 모습에서는 감정적인 울림을 안긴다.

● 해리 윤과 그레이스 윤이 말하는 마블영화

해리 윤 편집감독은 “‘성난 사람들’ 당시 제이크 감독님과 직접 작업하지 않았지만 그의 촬영 스타일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면서 “촬영 자체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감독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이번 작품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처럼 현장에 편집자가 상주했다. 매일 촬영장에 나가 리얼타임으로 편집을 했는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콘셉트 개발 단계부터 제이크 감독과 함께 ‘썬더볼츠*’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갔고, 이는 ‘성난 사람들’의 방식과도 같았다”고 돌이켰다. ‘썬더볼츠*’는 극 초반 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이 만든 함정에 빠진 옐레나와 존 워커 등 주인공들이 높은 통로를 탈출하면서 서로 등을 맞대고 협동심을 발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그레이스 윤은 “제이크 감독과 처음으로 논의했던 장면”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혼자만의 방식에 익숙했던 인물들이 처음으로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죠. 이들 중 누구도 슈퍼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에 날아갈 수가 없었거든요.(웃음) 서로 힘을 모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에 전체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이지 않는 지하세계에 있던 이들이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데, 그  끝에 빛이 있고 대중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요.” (그레이스 윤)

'썬더볼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썬더볼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해리 윤과 그레이스 윤은 각각 편집자와 프로덕션 디자이너였지만 제이크 감독과 자주 만나며 소통했다. 해리 윤은 그레이스 윤을 “영혼이 맺어준 나의 시스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어마어마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감독님을 도와줘야 했다.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 할 때가 있어서 애틀랜타에 있는 음식점으로 데려가 대화도 나누고 유대감을 쌓았다”며 “둘 다 뿌리가 한국이라 같은 문화를 공유할 수 있었기에 든든했다”고 미소 지었다.

마블영화 제작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은 영화 스태프로서 큰 자산이 됐다. 해리 윤 감독은 “제작에 있어서 존중하는 부분은 마블 수장인 케빈 파이기부터 탑라인에 있는 이들 모두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을까?’를 질문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블의 제작진은 어떻게 하면 명확하고, 재미있으면서도 감정적으로도 끌릴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더라고요. 그래서 편집부터 후반작업에 도달할 때까지 미세한 조정이 계속해서 이뤄졌어요. 다듬어가며 완벽을 기했죠. 그래서 마블이 좋은 퀄리티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Can we plus?'(조금 더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마블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해리 윤)

● 한국계 제작진으로서의 자부심

두 사람 모두 한국계 창작자로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부심을 묻자 해리 윤 감독은 “‘한국 사람만큼 참을성 강한 이들이 있을까’ 싶다. 이런 작업은 오랜 시간 동안 큰 보상 없이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한국인들은 그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임한다”고 짚었다.

그는 “그레이스 윤은 모범적인 사례”라며 “해야 할 일이 많고 돌봐야 할 팀원들도 많은 환경에서 항상 침착하게 중심을 잡았고 총책임자로서 스태프들의 작업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늘 함께 고민했다. 한국인의 직업윤리와 성실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레이스 윤 디자이너 또한 “한국인들의 성실함, 끈기, 그리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근성은 이 일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며 “스태프는 감독의 비전을 구현해야 한다. 당연히 어렵고 제약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그런 목적을 중심에 두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 윤 감독이 세트장에 자신이 직접 구운 빵과 과자를 가져왔다는 사례를 들면서 “한국인만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경험은 특별했다”고 밝혔다.

해리 윤 감독은 ‘썬더볼츠*’에 한국 관객이라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의 진정성, 이를테면 봉준호 감독님 ‘괴물’의 루저 가족이 딸을 되찾기 위해 힘을 싸우는 모습이나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아웃사이더들이 서로 돌보는 감정의 결을 이번 영화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마블영화 안에서도 변두리에 있던 이들이 함께 힘을 합치는 모습을 통해 진심을 느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레이스 윤 디자이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썬더볼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썬더볼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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