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영화 잘라 붙인 작업 아냐”…‘디렉터스 아레나’ 오서영 대표가 설계한 숏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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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스톰 오서영 대표 [사진=에픽스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4e3fd97e-bba0-4521-99e4-44dd65a2a006.jpeg)
숏드라마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제작사 에픽스톰 오서영 대표는 숏드라마를 말하면서 늘 사람을 먼저 이야기했다. 신인 감독, 신인 배우, 기회를 얻지 못한 창작자들. 그녀에게 숏드라마는 스마트폰 속 짧은 콘텐츠가 아니라 이들이 출발할 수 있는 무대였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맥스무비와 만난 오서영 대표는 자신이 기획·제작한 ENA 서바이벌 예능 ‘디렉터스 아레나’를 놓고 “프로그램 한 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숏드라마 생태계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즌2 준비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숏드라마는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디렉터스 아레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독들이 다음 작품을 만들고 배우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지난 3일 종영한 ‘디렉터스 아레나’는 배우와 감독, 영화 스태프들이 각각 1분 30초~2분짜리 숏드라마를 제작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최종 우승은 배우 이주승에게 돌아갔고, 그는 상금 1억 원 전액을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오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도 이 장면을 꼽았다. “상금 전액 기부를 실천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온라인에서도 큰 화제가 됐는데, 정말 검소하고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 대표의 현재 관심사는 우승자 배출 이후의 변화다. 방송이 끝난 뒤 1~3위를 차지한 감독들에게 투자사와 플랫폼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인 감독과 배우들은 ‘디렉터스 아레나’라는 새로운 필모를 얻었다.
“지금은 프로그램 납품을 마무리하는 단계인데 상위권 감독들에게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들에게는 첫 필모그래피가 생긴 셈이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오 대표가 숏드라마에 뛰어든 계기는 중국 시장이었다. 지난 2024년 숏드라마 산업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가능성을 읽었다고 한다.
“저는 당시 인플루언서들의 숏폼 콘텐츠를 주제로 한 예능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능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어질 IP가 필요하다. 숏드라마 플랫폼을 보면서 ‘이건 계속 확장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생겼다.”
하지만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했다. 자극적인 설정과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는 숏드라마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개연성 없는 전개나 비슷한 복수극이 너무 많다. 결국 더 잘 만드는 창작자들이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신인들에게 향하고 있다. 영화도, 드라마도 데뷔의 문턱이 높아진 지금 숏드라마가 새로운 등용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날 오 대표는 “영화는 신인 감독이 데뷔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방송국 문턱도 높아졌다. 누군가에게 ‘디렉터스 아레나’가 첫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작진은 감독 공개 모집에 그치지 않고, 가능성이 있는 창작자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이에 배우 출신 연출자들이 적지 않게 합류했고, 이 과정에서 연출을 꿈꾸는 배우들이 예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MC 장도연을 중심으로 차태현, 이병헌 감독, 장근석 등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든 베테랑들이 후배들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평가했다.
“첫 녹화부터 잘되겠다는 느낌이 왔다. 장도연 씨는 진행이 워낙 뛰어났고, 이병헌 감독과 장근석 씨는 정말 많은 준비를 해왔다. 차태현 씨는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면서 균형을 잡아줬다.”
![에픽스톰 오서영 대표 [사진=에픽스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da31e634-b07d-4c79-8281-fc7b3ec834de.jpeg)
무엇보다 오 대표를 놀라게 한 것은 제한된 제작비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편당 제작비가 1억 5천만 원~2억 원 정도인데 이 정도 완성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제약이 많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더 많이 나왔다.”
오 대표는 이 지점에서 영화 산업 역시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영화는 제작비와 배우 몸값이 너무 커졌다. 반면 숏드라마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도 충분히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게 바로 경쟁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숏드라마가 영화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영화는 영화대로 존재해야 하고 드라마도 계속 있어야 한다. 숏드라마는 영화를 빼앗기 위해 나온 콘텐츠가 아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오 대표가 이 같은 확신을 갖게 된 이유는 세대 변화다. 특히 1020세대는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 조카들만 봐도 긴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영화를 보기 전에 유튜브 요약 영상부터 찾아본다. 이미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라고 비교했다.
그래서 숏드라마는 긴 이야기를 줄여놓은 축약본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리듬으로 설계된 콘텐츠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숏드라마는 영화를 잘라 붙이는 작업이 아니다. 긴 이야기를 짧은 호흡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새로운 문법이다.”
오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영화와 숏드라마가 승부를 겨루는 시장이 아니다.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은 그대로 남고, 모바일에서 소비하는 새로운 콘텐츠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다.
“2시간이 넘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경험은 계속 존재해야 한다. 반대로 휴대전화로 즐기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 맞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상황에 맞춰 서로 다른 콘텐츠를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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