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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5%]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운명과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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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 에단 헌트를 연기한 톰 크루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비밀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나 없는, 사이버 공간을 오염시키는 엔티티(entity·독립체)를 무력화하라는 새로운 임무를 전달받는다. 자체 학습과 자각 능력으로 사이버공간을 통제하는 엔티티는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통제권을 하나씩 빼앗아 인류 전체를 말살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엔티티를 파괴할 유일한 방법은 약 72시간 안에 1400만km 깊이의 심해에 잠든 세바스토폴호 속 포드코바를 확보하는 것이다. 엔티티의 원래 소스코드가 들어있는 포드코바만이 그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에단 헌트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17일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2023년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이어지는 내용으로, 전편에서 에단 헌트는 용도를 알 수 없는 2개의 십자가 모양 열쇠를 확보하기 위해 전직 MI6 요원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페르구손)을 쫓으라는 임무를 받았다. 엔티티를 손아귀에 확보해 막강한 권력을 얻으려는 국가들의 다툼임을 알게 된 에단 헌트는 이를 저지하려 했고, 이야기는 앙숙 관계인 CIA 키트리지 국장(헨리 처니)은 달아난 그의 뒤를 쫓았다. 열쇠의 숨겨진 쓰임이 세바스토폴호 안의 포드코바를 여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996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을 시작으로 30년간 계속된 시리즈의 8편인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에단 헌트의 족적을 파헤친다. 종신형을 사는 대신, 유령처럼 흔적을 지우고 살아가는 IMF 비밀요원을 선택한 에단 헌트는 그들 사이에선 유명 인사다. 상황에 따라 돌발행동을 하기에 무모하고 제멋대로 하는 내부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상의 위험을 구하려는 임무지만, 오히려 제지하려는 세력에 의해 표적이 되어 쫓기기도 한다. 

이미 쓰여진(written) 운명과 소명의 틈에서 에단 헌트가 주문처럼 외우는 “어떻게든 해낸다”(I’II figure it out)는 문장처럼 주어진 것들 안에서 0.1%의 가능성이라도 에단 헌트는 뛰어든다. 우리가 액션 시퀀스에 감탄하는 이유는 단순히 화려해서가 아니라, 별다른 선택지가 없음에도 정해지지 않은 길을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랭글리 CIA 본부의 위장 첩보원 명단을 빼내와야 할 때도(미션 임파서블1), 니아(탠디 뉴튼)가 바이러스 키메라에 감염되어 20시간 내에 치료제 벨레로폰을 회수해야 할 때도(미션 임파서블2), 아내 줄리아(미셸 모나한)을 살리기 위해 중국 상하이 연구실에 침투해 18분 안에 토끼 발을 찾아오는 시점(미션 임파서블3)에도 마찬가지다. 

최악의 상황에도 항상 최고가 되어준 에단 헌트는 꺼지지 않는 엔진처럼 보인다. 크렘린궁 폭파 사건의 주동자로 몰린 IMF의 명예를 회복하려 특수장갑을 끼고 130층 높이의 두바이 고층 빌딩을 오르고(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대도시를 날릴 만큼 엄청난 위력을 지닌 vx 신경가스를 탈환하려 이륙하는 비행기 날개에 매달리며(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플루토늄의 폭발을 막으려 경비행기 추격전에 나선 에단 헌트는(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달리는 기차 위에 안착하려 높은 절벽에서 오토바이(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와 함께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에단 헌트는 엔티티가 예상하고 예측한 수백만 가지의 내일(tomorrow)을 상대로 임무를 수행한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에서 벤지(사이먼 페그)가 풀었던 ‘언제나 다가오지만, 도착하지 않는 것’의 문제의 정답이기도 했던 ‘내일’은 에단 헌트에게 바뀔 수 있는 여지다. 엔티티가 써내려간 시나리오의 정답 그대로가 아닌 에단 헌트의 자유 의지로 희망을 만드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제목 자체에도 부정형이 쓰였지만, 긍정형으로 스위치를 바꾸는 것은 에단 헌트 그 자체다.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자동차 추격신 마냥 화려하지는 않지만,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오래된 주제를 관통한다. 

어떠한 기구도 없이 산소통만 매고 세바스토폴호를 향해 한없이 깊고 어두운 심해 속으로 들어가 온몸을 발버둥치며 수색하는 톰 크루즈의 얼굴에는 언뜻언뜻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가 비친다. 매번 상황을 공유해주던 동료들도 부재할뿐더러, 발을 붙이고 서있는 지상이나 낙하산을 펼칠 수 있는 상공도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3분 동안 숨을 참고 액체냉각실에 들어갔던 장면과 겹쳐지기도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잠수는 훨씬 무게감이 있다. 세바스토폴호 곳곳에 있는 불발된 미사일의 사이사이를 지나가고 물이 빠지고 들어옴에 따라 기울여져 몸을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에단 헌트가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의지는 단순한 경험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순간이다. 

세상을 구한다는 점에서 에단 헌트는 히어로적 성격을 가져지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깔아두는 공통된 키워드는 뛰어난 개인이 아닌 팀이다. 1편에서 에단 헌트는 동료들과 여느 때처럼 작전을 수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해 무력하게 그들을 잃는다. 그 배후에는 IMF의 수장 짐 펠프스(존 보이트)가 있었다는 것이 중심 스토리였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뚜렷한 빌런만큼이나 에단 헌트를 제지하는 세력은 내부의 적이다. 매번 임무를 설명하기에 앞서 에단 헌트는 ‘실패하게 된다면, 정부는 존재를 부정한다’는 메시지를 듣게 되는데, 이는 책임의 무게추가 한쪽으로만 기울여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에단 헌트의 어깨에 짊어진 숙명은 무겁기만 하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일련의 선택들로 만들어진 에단 헌트의 삶에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믿음이 지닌 가능성으로 이야기를 뻗어나간다. 전 CIA 국장이자 현직 대통령인 에리카(안젤라 바셋)는 각 기관의 수장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단 헌트에게 엔티티를 막도록 지시한다. 핵 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이 엔티티의 막강함에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에도 에단 헌트의 판단을 믿어준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루터(빙 라메스)와 벤지와 달리 새롭게 합류한 그레이스(헤일리 앳웰),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테오(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융화되는 과정도 눈에 띈다. 

그레이스는 열쇠를 훔치다가, 테오는 CIA 소속으로 쫓다가, 파리는 가브리엘의 지시로 죽이려다가 에단 헌트를 만났다. 초반부 불신으로 가득찼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루터와 벤지처럼 에단 헌트의 눈이자 손과 발이 되어준다. 엔티티가 막지 못하는 하나의 변수는 혼자가 아닌, 에단 헌트의 무게를 나눠가지는 동료들이다. 영화는 그의 해소되지 않는 죄책감이자 언제나 시험에 들게 했던 또다른 미션들에 대해 숨차게 전력질주한 모든 걸음걸음과 무수한 선택으로 쌓아낸 과거를 도화선 삼아 끝까지 도달한다. 

에단 헌트의 든든한 동료, 그레이스와 벤지.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 : 크리스토퍼 맥쿼리 / 출연 :  톰 크루즈,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 폼 클레멘티에프, 그렉 타잔 데이비스, 에사이 모랄레스 외 / 배급 : 영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5월17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69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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