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둥이 자매의 인생 체인지를 그린 tvN ‘미지의 서울’과 귀신 보는 귀신 보는 노무사의 활약을 담은 MBC ‘노무사 노무진’이 종영하면서 주말 안방극장은 새로운 드라마 대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흥행을 이끌어온 배우 이종석은 ‘미지의 서울’ 후속으로 방송하는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으로 3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다. 후반전에 돌입한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와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까지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들이 동시에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점심’에 진심인 직장인 변호사들의 애환..’서초동’
5일 방송을 시작하는 ‘서초동’는 법조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기존 법정 드라마와는 결을 달리하는 작품으로 주목받는다.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어쏘시에이트’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변호사) 5명의 희로애락과 성장기를 담는다. 이종석·문가영·강유석·류혜영·임성재가 뭉쳐 일과 삶 그리고 우정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직장인 변호사의 모습을 그린다.
이종석은 9년 차 베테랑 변호사 안주형 역이다. 냉철한 판단력과 스마트한 매력을 지닌 인물. 이종석은 “보통 법정 드라마에서는 거대 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구현하지만 ‘서초동’은 그런 죽고 사는 얘기보다도 먹고사는 것을 이야기한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일상물이라서 해보고 싶었다”며 색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MBC ‘빅마우스’ 이후 약 3년 만의 복귀작이다. 1년차 어쏘 변호사 강희지 역의 문가영은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이종석과 호흡을 맞춘다.
‘서초동’은 변호사 출신의 이승현 작가가 극본을 써 실제 법조계 현장의 디테일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류혜영은 “작가님이 실제 변호사라 변론의 톤과 사건별 법정 분위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참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의 밥 모임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각기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변호사들이 점심 시간에 모여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박승우 PD는 “우리는 슬프든 기쁘든 화가 나든 밥을 먹는다”며 “이들이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부분을 밥 장면을 통해 표현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음식이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 후반부 돌입..남궁민의 사랑 ‘우리영화’
12부작인 ‘우리영화'(극본 한가은, 강경민·연출 이정흠)는 감독 이제하(남궁민)와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이다음(전여빈)의 특별한 관계를 중심에 두고 그들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과 미스터리로 흡인력을 더하고 있다. 4일 방송하는 7회를 기점으로 후반부에 접어드는 ‘우리영화’는 한층 더 짙어진 감성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다음은 이제하에게 진심 어린 고백 후 후폭풍이 시작된다. 제하는 감독과 배우라는 경계를 분명히 하며 거절했지만 점차 그녀의 존재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며 감정을 자각한다. 두 사람이 촬영하는 영화 ‘하얀 사랑’에 다음의 첫사랑 정은호(정휘)가 스태프로 합류하며 미묘한 삼각구도가 형성되고 이로 인한 제하의 변화가 로맨스 향방에 긴장감을 더한다.
극중 제하가 연출 중인 ‘하얀 사랑’의 결말과 그에 얽힌 숨겨진 진실도 시선을 끈다. ‘하얀 사랑’은 거장으로 불린 아버지의 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제하는 사실 시나리오는 어머니가 썼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오랫동안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 살아온 그는 영화에 얽힌 진실을 찾아냄과 동시에 아버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얀 사랑’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사랑을 부질없는 것으로 여겨온 제하가 다음과의 관계를 통해 과연 어떤 결말로 이 이야기를 완성할지 그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남궁민은 성공적인 연출 데뷔와 동시에 껄끄러웠던 아버지와의 관계, 사랑에 대한 불신까지 안고 살아가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제하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공허하면서도 처연한 눈빛 등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 박보검이 찾는 정의 ‘굿보이’ 결말은?
16부작으로 선보이는 ‘굿보이'(극본 이대일·연출 심나연)는 종영까지 6회만을 남겨뒀다. 이 작품은 복싱 금메달리스트 출신 경찰 윤동주(박보검)의 시원한 액션과 악에 맞서는 모습을 통해 정의와 용기 그리고 인간적인 성장의 가치를 그린다.
지난달 29일 방송한 10회에서는 윤동주가 강력특수팀 해체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블랙 히어로’로 변신해 민주영(오정세)의 불법 자금줄을 끊어내는 반전을 선보였다. 동주는 특수 지원 근무로 밀려나 행사 지원, 기동대 버스 청소 등 바닥으로 전락한 일상과 악화된 펀치드렁크 증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불법 운영 업소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민주영의 카르텔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통해 후반부에 펼쳐질 동주의 또 다른 한방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한나(김소현) 역시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하며 반격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흩어진 강력특수팀이 다시 뭉칠 수 있을지 여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굿보이’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동주가 지닌 트라우마와 경찰 조직의 부조리, 정의 실현 방식에 대한 고민까지 포괄하며 한층 더 밀도 있는 전개를 예고한다. 박보검은 처절하면서도 인간적인 동주의 내면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액션과 감정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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