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온라인상에서 지난 4월 전달보다 무려 4192%나 시청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까지 헌법재판소 재판관 평의를 이끈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김장하 선생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를 모으면서 김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그만큼 커진 덕분이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온라인상영관 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다큐 영화 ‘어른 김장하’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2809건의 온라인 시청건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IPTV 등 온라인으로 공개된 영화는 올해 1월 129건, 2월 52건, 3월 67건에 불과했던 시청건수가 이처럼 폭증했다. 지난달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후 이를 이끈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고교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후원받으며 공부했다는 사실이 다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의 온라인 상영분 역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모았다. 영화는 관객 요청에 힘입어 헌재 탄핵심판 직후인 4월10일 극장에서 재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는 지난 2022년 경남MBC가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를 극장용으로 재편집한 작품이다. 경남MBC의 다큐멘터리는 1944년생으로, 경남 진주에서 19세 때부터 60년 동안 한약방을 운영하며 큰돈을 번 뒤 이를 가난한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내놓고, 거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평생 많은 이들을 도우면서 살아온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담아 큰 화제가 됐다. 이에 극장에서도 새롭게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는 헌재의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 이후 문 전 대행이 2019년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발언 등이 SNS를 통해 대중적 반향을 몰고 오면서 또 다시 관객의 시선에 들었다. 그는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경남 하동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어렵게 학업을 잇던 고교 2년생 시절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지원받은 사실과 함께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 선생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자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너에게 줬으니 갚으려거든 사회에 갚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관련 이야기 역시 다큐 영화 ‘어른 김장하’에 등장한다.
이 같은 당부를 평생 잊지 않고 살아왔다는 문 전 대행은 “김장하 선생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줬다”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행은 지난 2일 진주로 향햐 김 선생을 만났다. 경남MBC 유튜브채널 ‘엠키타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문 전 대행은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예상보다 길어진 배경을 밝혀기도 했다. 헌재는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111일 만이었다.
문 전 대행은 “만장일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주제를 가지고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만장일치로 하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몇 대 몇으로 나가면, 소수의견을 가지고 다수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소수의견조차도 다수의견으로 담아내 보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김장하 선생은 “다수결이 민주주의 꽃이라는데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한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문 전 대행에게 던졌다. 이에 문 전 대행은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나타날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 체제가 가능한 게 저는 민주주의라 생각하고 이번 탄핵도 그런 연장선상으로 진행된 거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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