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영혼을 빼앗으려는 악령에 맞서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들은 현란한 액션을 선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을 중심으로 다양한 K-컬처의 세계를 다뤄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액션 장면에는 태권도의 비밀이 숨어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액션을 설계한 주인공은 태권도 시범단인 K타이거즈 소속으로 활동 중인 국가대표 출신의 배우 태미다. 세계태권도대회 우승 경력은 물론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에게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자로 더 친숙하다.
K타이거즈는 14일 “태미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모든 액션 시퀀스의 무술감독을 맡았다”며 “태미가 가진 태권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액션 구성력이 작품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글로벌 프로젝트에 태권도 등 고유한 액션이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업을 지속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태미의 설계로 이뤄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액션 장면은 실제로 태권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헌트릭스의 멤버들은 각자 칼과 창 등 한국의 전통 무기를 이용해 악령에 맞서 싸운다. ‘퇴마 액션’으로 명명된 이들의 액션은 표현에 한계가 없는 애니메이션의 강점에 힘입어 현란하게 펼쳐진다. 중독성 강한 K팝 곡들은 물론 헌트릭스의 화려한 액션으로도 작품은 인기를 더하고 있다.
● “과감한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 만들고자”
태미는 태권도 국가대표 실력을 적극 활용해 그동안 액션이 주를 이루는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KBS 2TV 드라마 ‘힐러’와 SBS ‘엽기적인 그녀’ 등을 통해 액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활동 무대를 넓혀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퇴마 액션도 맡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은 K팝 소재의 애니메이션을 구상하면서 음악은 물론 액션에도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헌트릭스가 악령들에 맞서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른바 퇴마 액션을 디자인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감독은 “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이기에 성우와 보컬 모두 한국인 배우로 캐스팅한 점이 뜻깊다”고 강조했다. 물론 태미도 포함이다.
공동 연출을 맡은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재미와 트렌드가 가득하고 과감한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며 “동시에 하나의 좋은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어둠을 무력화하고 우리 안에 깃든 악마까지도 힘을 잃게 만드는 순간과 느낌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공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은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개 다음 날인 21일 전 세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1위로 직행했고, 이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판타지 드라마와 중독성 강한 K팝 곡들이 완성도를 갖춘 덕분이다.
특히 OST로도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의 2위에 올랐다. 2020년 이후 OST가 톱2를 기록하기는 뮤지컬 영화 ‘위키드’와 애니메이션 ‘엔칸토’ 등에 이어 4번째다.
이제 관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가 ‘빌보드 200’의 1위까지 오를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OST에 수록된 ‘골든’과 ‘유어 아이돌’ 등 다양한 곡들이 고르게 사랑받고 있는 만큼 1위 기록도 노려볼만 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골든’은 내년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제가상 후보로 출품된 상태다. 후보에 오른다면 K팝 역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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