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체 (One)
리카르도 비야비센시오 | 미국·칠레 | 2024 | 6분 | 부천초이스: AI | 7월10일 CGV소풍 6관 16:30(GV
우주를 유영하던 우주선이 오작동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경고음이 울리더니 3명의 우주비행사들이 낯선 곳에 불시착한다. 거대한 석상, 무너진 신전의 흔적으로 봐 문명이 있었던 곳임에 분명하다.
정확히 어떤 세상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에 떨어진 우주 비행사들의 곁으로 커다란 망토로 얼굴을 감춘 존재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하지만 서로 언어가 다른 듯 이해하지 못하고, 우주비행사들은 그 낯선 존재들에 이끌려 신전과 흡사한 재단으로 이끌려 간다. 회화를 조각내 연결하기도 하고, 각 인물을 분절해 이어붙이는 추상적인 콜라주 방식 등을 이용해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주에서 미지의 행성으로 불시착한 이들의 모습은 영화 ‘혹성탈출’을 떠오르게 한다. 지구를 떠나 오랫동안 우주에 머물던 사람들이 도착한 곳이 새로운 행성이 아닌 시간이 한참 흐른 지구였다는 반전을 선사하는 ‘혹성탈출’처럼, ‘일체’ 역시 모호한 경계에서 궁금증을 자극한다.
감독은 자신의 예술작품들을 학습 데이터 삼고, 캐릭터를 훈련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하나의 고유한 창작물이 중요한 뼈대가 되고, 이를 토대로 무한대로 상상력을 확장하는 AI 기술을 통한 창작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6분에 불과한 러닝타임이지만, 극 말미 3명의 우주 비행사들에 대한 묘사도 반전이다. 애초에 누가 인간이었고 누가 로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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