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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독 류승완·제작자 강혜정 “어른 된 외유내강, 앞으로 20년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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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짝패’ ‘모가디슈’ 등 3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난 류승완 감독(왼쪽)과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외유내강. 밖(현장)에서 일하는 류승완 감독과 안(회사)에서 일하는 강혜정 대표, 이들 부부가 자신들의 성을 조합해 만든 외유내강은 한국 영화의 ‘대표 선수’, 관객이 ‘믿고 보는 제작사’가 됐다.

외유내강이 설립된 지 20년이 됐다. 사람으로 말하면, 몸도 마음도 단단해진 어른의 나이. 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마련했다. 영화제 기간 외유내강의 창립작이자 한국 액션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짝패’를 비롯해 ‘엑시트’ ‘모가디슈’ 3편이 관객과 만난다. 6일에는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과 조인성이 관객과의 대화(GV)를 갖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에 맥스무비가 영화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부천에서 외유내강의 두 대표 선수, 강혜정 대표와 류승완 감독을 직접 만났다. 작품 한 편에 따라 회사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영화 산업 현실에서, 한 제작사가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20년을 꾸려 온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특히 지금처럼 산업 생태계가 무너져버린 상황에서는 더.

류 감독은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다음 작품’만 바라보면서 버텨왔다”고 돌이켰고, 강 대표는 이를 “서바이벌 생존 경쟁”으로 표현했다. 축하하는 자리에서 만난 두 사람과 대화는 어쩔 수 없이 영화 산업 위기로 이어지며 한국 영화가 처한 절박한 현실을 우려케 했다.

▲  올해로 외유내강이 설립된 지 20년이 됐다. 어떻게 시작됐나.

“그 전 다른 제작사에 다니고 있었을 때 우리(부부)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셋째를 임신했다. 그런 상황이 회사에 미안했고, 류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좋은 결과를 거뒀고 또 함께 일했던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서 그 시점에 나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시작된 거 같다.”(강혜정 대표·이하 강)

“우리의 개인적 이유도 있었지만, 그때 내가 만들려고 했던 영화가 ‘짝패’다. 스타가 나오지도 않고 독립영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제작사에서 좋아할 작품이 아닌 거다. 투배사의 제안도 있었고, 우리 회사를 만들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립했다.”(류승완 감독·이하 류)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다음 작품’만 바라보면서 버텨왔다”고 말하는 류승완 감독.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  외유내강이 한국 영화 대표 제작사가 됐는데 지금 같은 상황을 상상한 적 있을까.

“조금도 못 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목표는 늘 다음 영화를 만드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었다. 관객이 외유내강의 영화들을 사랑해 줘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20년을 살아남았는데 지금은 마음이 복잡하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어떤 영화가 성공했다고 해서 그 데이터를 다음 영화에 적용할 수 없고 더 이상 관객이 찾지 않으면 외유내강도 사라지는 거다.”(류)

“이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벌써 ‘엔딩’처럼 말한다.”(강)

“물론 그게 지금이란 얘기는 아니다. 그러니까 아직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간다는 거다.”(류)

▲  외유내강을 이끌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제작자로서 내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순간이 ‘군함도’ 때였다. 당시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내 작품, 내 감독, 내 배우, 내 스태프 그리고 영화를 말없이 지지해준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제작자로서 그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이 남아 있다. 지금도 ‘군함도’는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강)

“모든 영화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만든 의도를 곡해하고, 영화와 아무런 상관없이 너무 공격을 받으니까 ‘영화를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강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관객을 명확하게 설득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 여지를 준 우리의 문제라고. 그 말이 맞았다. 재미있게 만들면 되는데 그러지 못한 내 문제였던 거다. 그 시간을 겪으면서 스스로에게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전보다 더 스스로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젠 웬만한 일에는 휘둘리지 않는다.”(류)

▲ 외유내강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꼽는다면.

“‘베테랑’과 ‘엑시트’. 자화자찬 같겠지만 ‘베테랑’은 대중 영화의 모범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자부하고, ‘엑시트’는 신인과 함께 작업할 때 어떤 식으로 호흡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웠다. ‘엑시트’와 함께 그 무렵에 나온 ‘사바하’ ‘시동’ 같은 신인 감독의 재기발랄한 작품들은 외유내강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그리고 한 작품을 더 꼽는다면 ‘모가디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사실상 퇴근 시간 이후에는 영화를 볼 수 없었던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384만명의 소중한 관객이 ‘모가디슈’를 봐주셨다. 지금 생각해도 감동적인 스코어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 상영작에 포함했다.”(강)

“나에게는 매 작품이 변곡점이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매번 희망을 주거나 좌절을 주거나, 큰 명예를 가져다 주기도 하고 위기를 주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다.”(류)

류승완 감독(왼쪽)과 강혜정 대표는 “아직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간다”고 했다.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  제작자와 감독으로서 서로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류 감독은 우리 회사의 대장 감독인데 제일 부지런하고, 나에게도 허들이 높은 감독이다. ‘저렇게 좋을까’ 싶을 만큼 정말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밖에 모른다. 회사에서도 영화를 제일 많이 보고 책도 제일 많이 읽는다. 같이 일하는 동료나 후배들에게는 사실 좀 힘든 감독이다(웃음). 제작자로서 감독과 다르게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류 감독은 나에게 영화적 스승이기도 하다.”(강)

“오랜 시간 같이 일하고 살면서 점점 더 위대 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는 거기에서 몰두해서 주위를 잘 못 챙긴다. 강 대표가 집안과 회사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다 처리해 왔다. 배포도 커서 큰 일을 결정할 때 보면 되게 멋있는 제작자다. 다른 감독들에게 어떤 제작자인지 모르겠으나, 강 대표가 없었다면 영화를 만드는 것도 생활도 불가능했을 거다. 내가 저 포지션에 있었다고 가정해 보면 나는 절대로 해내지 못했다.”(류)

▲ 한국 영화 산업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첫 번째는 ‘홀드백'(극장에서 부가 판권 시장으로 넘어가기까지 기간)이 정상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거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재미있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6~8주 뒤에 OTT 플랫폼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그냥 기다리게 된다. 두 번째는 영화계에 돈이 돌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 문제는 정부 지원 없이 해결할 수가 없다. 지금은 정말 위급한 상황이니까 2, 3년 정도 단기적으로 여러 펀드들이 허들 없이 영화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강)

“영화를 만드는(연출) 사람으로서 말해 보면, 영화계에 발을 들인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 영화가 안 어려웠던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정말 어렵다. 홀드백뿐 아니라 감염증 사태 때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들이 지금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패배를 인정하고,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 좀 더 다른 방식의 접근, 그게 어려우면 완성도 있거나 세공력 높은 만듦새 이런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영화는 만든다는 건 단순히 직업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영화가 만들고 싶어서 미치게 하는 근원에 대해서 한 번씩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류)

외유내강이 제작해 관객과 함께 한 영화들. 왼쪽부터 ‘베테랑’ ‘엑시트’ ‘모가디슈’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 

▲  차기작 ‘악마가 이사왔다’와 류 감독의 ‘휴민트’에 대해 관람 팀을 공개한다면.

“‘악마가 돌아왔다’는 ‘엑시트’ 이상근 감독의 신작이고 정말 애정을 많이 쏟은 작품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한국 영화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우리는 원작이 따로 있지 않은 ‘오리지널’로 승부하려 한다. 류 감독의 작품 ‘휴민트’는 내년 초에 개봉할 것 같다.”(강)

“‘휴민트’는 편집 중이다. 음악, CGI, 소리 관련 세심한 작업이 필요해서 올 하반기에는 거기에만 집중할 것 같다.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박해준 네 배우의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많은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제가 만든 작품 중에 ‘베를린’과 톤앤매너가 가장 비슷하고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 내년 초 극장에서 확인해 달라.”(류)

▲  외유내강은 대중에게도 알려진 영화 제작사다.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 다음 스텝에 대해 말한다면. 외유내강은 시리즈 제작은 하지 않는 건가.

“시리즈 제작을 비롯해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을 물론 하고 있다. 하지만 근간에는 여전히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영화를 만드는 게 우리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강)

“스무 살이라는 건 성인이 되는 건데 외유내강이 이제 성인이 됐으니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 아직 완전히 만족할 만한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계속 말씀드렸듯이 내 목표는 늘 다음 영화다. ‘다음 영화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불만들이 다음 영화를 만들게 한다.”(류)

6일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강혜정 대표와 배우 조인성, 류승완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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