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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동혁 감독이 밝힌 ‘오징어 게임3’의 모든 것..엔딩부터 케이트 블란쳇까지

맥스무비 조회수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모든 여정을 마친 황동혁 감독의 표정은 꽤나 홀가분해 보였다. 각본 작업부터 세 시즌 공개까지, 무려 6년에 걸친 ‘오징어 게임’ 대장정을 마친 그는 “오랫동안 한 작품에 인생을 갈아 넣었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공과 영광을 누렸다”고 돌이켰다. 이어 “언제 다시 이런 관심과 사랑을 받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온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을 끝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고 편안하기도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3’은 지난해 말 시즌2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목숨을 건 게임을 끝내기 위해 다시 게임장에 발을 들인 성기훈(이정재)이 주최 측을 향한 반란이 실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본 기훈은 게임장에서 태어난 한 생명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이 과정에서 정체를 숨기고 게임에 숨어든 프론트맨(이병헌)과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시즌2의 결말로 인해 시즌3에 대한 초반 반응은 폭발적이다. 글로벌 OTT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3’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공개 이틀째에도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호불호 반응도 뚜렷하다. 극중 게임 참가자들의 사연을 드라마틱하게 강조하기 위해 내린 일부 선택들은 의아함을 자아내고, 기훈의 숭고한 희생 서사를 납득시키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황동혁 감독의 해설을 들을 차례다. 30일 맥스무비와 만난 감독은 작품에 얽힌 다양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깜짝 등장하면서 불거진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감독의 생각과 의도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 ‘오징어 게임3’ 호불호 반응과 결말 설계에 대해

▲ ‘오징어 게임3’가 공개된 후 여러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시즌2와 3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시즌1은 아무런 기대도 없이 툭 튀어나와서 다들 신선하게 받아들였고, 열광하는 부분도 제각각이었다. 어떤 분들은 게임 자체를 즐겼고, 어떤 분들은 그 뒤에 담긴 사회 비판 메시지를 주목했다. 이어지는 시즌들이 나오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가 각자 다르게 생겼다. 메시지, 게임, 캐릭터 등 어디에 기대를 두느냐에 따라 실망감과 기대감 그리고 호불호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론을 내리는 시즌이다 보니 가장 격렬한 반응이 나오는 것 같고, 실망한 분들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도 충분히 이해된다.”

▲ 처음 각본을 구상할 땐 기훈이 승리하고 딸을 찾아가는 해피엔딩을 생각했다고 했는데, 왜 결말이 바뀌었나.

“막연하게, 습관적으로 해피엔딩을 생각했었다. 기훈이 시스템을 파괴하든가 몇 명이라도 살리고 나와서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간다는 막연한 내용을 떠올렸다. 진지하게 쓰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 작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지?’를 떠올리게 됐다. 그러면서 기훈의 여정은 여기서 끝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돌이켜보면 시즌1을 만들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경제적으로 불평등이 심해지고 전쟁은 끝날 기미 없이 확산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진다. 그걸 고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이대로 가면 암울한 세상이 올 것 같더라.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평균 이하의 사람이 메시지로 이 여정을 마무리했으면 했다. 기훈의 희생이 ‘오징어 게임’에 어울리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결말은 게임장에서 준희(조유리)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참가자가 되는 상황으로 연결되지만 무리한 설정 아니냐는 지적도 많은데.

“아기는 시즌2와 3을 구상할 때 중요한 존재였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느끼고 윗세대보다 잘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이로 인해 여러 사회 문제들도 생기고 있다.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잃으면 세상이 지속될 수 있을까? 세상은 점점 망가져가는데 윗세대는 최소한 이 세상을 더 나빠지지 않은 상태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아이를 게임장 안에 등장시켰고, 그 아이를 지키려는 갈등과 희생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아이가 게임 안에 있어야만 가능한 결말이었다.”

▲ 기훈은 프론트맨과 사람들의 희생을 그저 유희로 즐기는 VIP들을 향해 “우리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은…”이라고 말한다. ‘사람은’의 다음 말이 생략됐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고민하면 할수록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사람은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존재다.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워 때로는 지구를 파괴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남을 돕기도 한다. 어떤 동물도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정말 오묘하다고 느꼈고, 이번 작품에서도 그 답을 일부러 빈칸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보는 이들이 직접 그 빈칸을 채울 여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은 이래야 된다’는 메시지를 말로 전달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기훈이 스스로를 희생하는 모습이 바로 그에 대한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정재,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정재, 임시완, 강애심, 조유리, 위하준. 사진제공=넷플릭스

● 등장인물들의 선택에 대해

▲ 극 초반에 기훈이 반란 실패의 탓을 대호(강하늘)에게 돌리다가 아이로 인해 변화한다. 기훈을 어떻게 그리려고 노력했나.

“기훈을 나약한 인간으로 그리고 싶었다. 영웅처럼 게임에 들어왔지만 영웅이 되지 못하고 엄청난 자책감 속에서 그 괴로움을 대호에게 투사하며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너무 바보 같고 때로는 나약하지만 그런 사람의 희생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차피 이 작품은 영웅을 만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 기훈과 프론트맨이 ‘가치관의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프론트맨이 기훈을 늘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특히 기훈의 유품을 딸에게 직접 전달하는 프론트맨의 행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시즌2에서 시작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둘러싼 대결은 결국 기훈이 살린 아이를 안고 나오는 프론트맨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프론트맨은 자신의 패배를 느끼고 기훈이 이겼음을 인정했다고 본다. 프론트맨이 기훈의 유품과 유산을 자식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가 기훈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리스펙트라고 봤다. 다만 여전히 비뚤어지고 뒤틀린 그의 성향을 담기 위해 피 묻은 유니폼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프론트맨다운 선택이 아닐까 했다.”

▲ 아이를 살리기 위한 금자(강애심)의 선택에 대한 호불호도 강하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있는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이야기는 상투적이라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과연 이런 선택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으로 만들었다. 금자는 아들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 무방비 상태의 아이와 준희를 향해 칼을 드는 아들의 급소가 아니라 오른쪽 어깨를 찔렀다. 결국 그 선택은 아들의 탈락으로 이어졌지만 말이다. 실제로 이 장면이 인터넷에서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들었다.”

▲ ‘오징어 게임3’에는 정말 나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어떤 사람을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적으로 명기(임시완)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명기는 선택의 순간마다 이기심 때문에 모든 걸 그르치는 인물이다. 극한경쟁의 사회에서 ‘남을 이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으로 자꾸만 (명기와 같은)선택에 내몰린다고 생각한다. 여유가 없고, 관용도 없다. 일반적인 사람이 가장 나빠질 수 있는 모습이 명기라고 생각한다.”

▲ 프론트맨이자 형 인호를 찾는 준호(위하준)의 여정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섬을 찾으러 다니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는데 이를 넣은 이유는.

“준호의 서사는 맥거핀(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지 않는 극적 장치)이었다. 처음에는 해피엔딩을 구상하면서 준호와 용병들이 섬을 찾아내 기훈과 함께 탈출하는 결말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엔딩은 이 작품에 맞지 않다고 느꼈고, 기훈의 엔딩이 바뀌면서 준호의 서사 역시 어쩔 수 없는 숙명에 빠졌다. 다만 준호가 형인 인호를 마주하는 장면은 그리고 싶었다. 결국 그 정도의 역할밖에 부여할 수 없었고, 이에 대한 실망이나 비판의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한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이끈 황동혁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이끈 황동혁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오징어 게임’의 확장성에 대해

▲ 결말도 그렇고 더 이상의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이어가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오징어 게임’은 굉장히 예민한 이야기라서 한 발만 잘못 디디면 큰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장기 시리즈로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도 더 이상 쓸 아이디어가 없다. 많이 쥐어짰다.(웃음)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모두 담아내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만약 이어간다면 예민한 사회 비판에서 벗어난 스핀오프 형태가 적합할 것 같다. 극 중 가면을 쓴 인물들의 사생활을 다루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극 중 최 이사(전석호)가 박 선장(오달수) 집에서 발견한 사진 속에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프론트맨의 사진도 있다. 사실 재미로 넣은 장치였는데 ‘오징어 게임’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고 바깥 세상에서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얽혀 있을까를 상상해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이야기는 꼭 제가 아니어도 역량있는 작가들이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케이트 블란쳇이 한국의 딱지남을 잇는 딱지녀로 등장한 걸 두고 미국판 ‘오징어 게임’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은데.

“한국의 딱지남(공유)이 남자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여자 캐릭터로 가고 싶었다. 짧게 등장하고 대사도 한 마디뿐이지만 그 짧은 순간에 카리스마로 화면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했다. 케이트 블란쳇이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제작사 대표님과 프로듀서님 모두 동의해 섭외가 성사됐다. 현장에서 만났는데 자녀들이 ‘오징어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현장에서 정신이 없어서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는 많은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 아마 시즌3이 미국에서 끝나다 보니 그렇게 연결 짓는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이야기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한다고 소문도 있는데 만약 정말 만들어진다면 재미있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도 보고 싶다. 실제로 요청이 들어온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생각이다.”

▲ 28일 ‘오징어 게임’ 퍼레이드를 통해 시즌1부터 시즌3를 빛낸 주역들과 오랜만에 만나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시즌1때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다시 모이니까 묘하게 뭉클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구나 싶었고, 마지막 시즌에 이런 행사를 할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컸다. 대장정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 뒷풀이 자리에서는 다들 ‘그냥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하하! ‘오징어 게임’의 경험을 통해 더 좋은 배우가 되길 바란다며 서로에게 축복을 빌어줬다.”

28일 열린 ‘오징어 게임’ 팬 이벤트에 참여한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 이병헌(왼쪽부터).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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