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지와 미래의 앞날을 어떻게 될까.
생긴 것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 미지와 미래가 서로의 삶을 바꿔 살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연출 박신우)이 반환점을 돌았다. 모호했던 시간이 쌓은 오해에 관한 비밀이 하나둘씩 풀렸지만, 여전히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툭 터놓고 꺼내지 않았다. 풀린 이야기만큼 풀어야 할 이야기가 남아 있다.
미지와 미래를 연기하는 배우 박보영의 1인2역을 중심으로 박진영과 류경수가 함께 이끄는 ‘미지의 서울’은 지난 8일 방송한 6회에서 하나의 챕터를 닫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각자의 상처를 품고 살던 쌍둥이 자매가 그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미지와 미래는 혼자만의 고통을 지나 위로와 공감대의 시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편에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쌓아가는 미지와 호수(박진영)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크다.
‘미지의 서울’의 전반부 이야기는 세상과 고립돼 힘겹게 직장 생활을 하는 미래가 겪는 심각한 번아웃과 우울증을 간파한 미지가 대신 미래가 돼 서울 생활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에 집중됐다. 미래는 고향으로 내려가 미지인 척 지내면서 딸기농장에 취직해 농사일을 시작했다. 엄마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쏙 빼닮은 외모만큼 누구보다 가깝다고 생각했던 쌍둥이 자매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가면서 마음속 상흔을 들여다본다.

이야기의 반환점인 8일 방송한 6회에서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지를 둘러싼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호수(박진영)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비밀을 알고 있었지만 ‘전부 다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지와 미래에 관한 일들에 함구했던 호수의 깊은 마음이 마침내 드러났다. 미지와 호수의 관계가 한층 깊어지면서 시청률도 수직 상승했다. 이날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은 6.4%(닐슨코리아·전국 기준). 지난 5월24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3.6%로 출발한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다.
● 후반부 관전 포인트…곳곳에 심은 비밀과 반전
오는 13일 방송하는 7회부터 ‘미지의 서울’은 후반부에 접어든다. 삶을 바꿔 살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미지와 미래의 거짓말이 어떤 상황으로 치달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각 인물들에 얽힌 비밀과 이들의 관계 변화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후반부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미지와 호수의 사랑, 그리고 고향 딸기밭에서 이뤄지는 미래와 세진(류경수)의 관계 변화가 중심이다. 미지와 미래가 서로 인생을 바꿔살고 있다는 사실이 호수 등 극소수 인물들에게 알려진 만큼 그 비밀을 둘러싼 긴장감도 고조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은 미지와 미래의 선택이 낳을 결과를 쉽게 추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온갖 비밀과 반전의 설정도 곳곳에 있다.
먼저 미래가 모두 부러워하는 공기업에 다니면서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으로 거론되는 ‘박 선임과의 사건’에 관한 비밀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미래와 갈등 이후 해외 지사에 파견됐다가 곧 복귀하는 박 선임이 어떤 사연을 품고 등장할지 궁금증이 증폭하는 가운데, 배우 원미경이 연기하는 로사라는 인물도 의문투성이다.
로사는 굴지의 대학을 졸업한 유명 노시인으로 현재 노포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로 알려졌지만, 알고 보니 친구의 신분으로 대신 살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미지와 로사, 그리고 호수로 이어지는 복잡한 관계가 예기치 않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도 형성된다.
거듭되는 반전과 비밀은 ‘미지의 서울’이 흔히 봤던 치유의 드라마나 혹은 청춘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남들은 모르는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세상으로 나와 더 큰 상처와 마주했던 미지와 미래가 일종의 자기 혐오에서 벗어나 치유받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넘어 등장인물들이 품은 비밀스러운 사연으로 서사를 확장한다. 그 비밀은 대부분 남들은 모르는, 몰래 감춘 자신만의 상처다.
궁금한 게 많은 이야기, 주인공들이 나누는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의 변화, 무엇보다 매회 곱씹어 보게 하는 명대사의 향연까지, 앞으로 6편의 이야기를 남겨둔 ‘미지의 서울’에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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