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언더독(사회적 약자)을 응원하고 그들이 승리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차우솔이 저라는 사람을 만나서 세상 밖으로 뚫고 나오는 걸 보고 싶었어요. 물론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식인 상어가 나오는 재난 영화인 줄 알았지만요.(웃음)”
지난 2021년 공개한 영화 ‘샤크 : 더 비기닝’의 후속으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샤크 : 더 스톰’을 내놓은 배우 김민석이 ‘샤크’ 시리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티빙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됐던 전편에 이어 김민석은 4년 만인 지난 15일 6부작 시리즈로 선보인 후속편 ‘샤크 : 더 스톰’에서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다.
‘샤크’ 시리즈는 뜻밖의 사고로 소년교도소에 수감된 학교폭력 피해자 차우솔(김민석)이 출소 후 종합격투기 선수를 준비하던 중 ‘극악의 빌런’ 현우용(이현욱)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며 폭풍 같은 격투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처절하고도 맹렬한 맨몸 액션을 선보였던 김민석은 27일 맥스무비와 만나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작품의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말보다는 액션이 많았다. 감독님이 최대한 대역 없이 하자고 했고, 정말 위험한 것만 빼고는 배우들이 직접 연기했기에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샤크 : 더 스톰’은 지난 2023년 촬영을 마치고 2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그는 “화면을 보는데 너무 젊어서 민망했다”고 웃으면서 “많은 분들이 잊어버렸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기억하고 계시더라. 원작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 “체지방 8%까지…1년에 350일 운동”
‘샤크 : 더 비기닝’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로 살기 위해 싸워야 했던 김민석은 ‘샤크 : 더 스톰’에서는 두려움과 한계를 넘어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악에 맞서게 된다. 단지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닌 ‘지키기 위해’ 싸우는 차우솔의 달라진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다. 중요한 건 액션의 완성도였다. 시즌1인 영화에서는 이제 막 싸우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 설정이기에 어설퍼도 괜찮았지만, 이번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를 꿈꾸는 인물로 변화한 만큼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만들고 단련했다.
“영화에서는 싸움을 못 했어요. 주먹도 꽉 쥐고 얼어 있었는데, 그 어설픔이 캐릭터와 잘 맞았죠. 이번에는 달랐어요. 프로선수한테 배운 느낌이 필요하다고 해서 체육관에서 살았습니다. 1년 동안 350일간 운동을 한 것 같아요. 4개월 넘게 매일 8km씩 달리고, 복싱하고 이종격투기를 반복했죠. 체지방은 8%까지 뺐는데 몸을 많이 안 보여줘서 억울하더라고요. 하하!”

김민석은 ‘샤크 : 더 스톰’을 준비하면서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영화가 이렇게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연기는 재능의 부분이 크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모습만이라도 흉내 내지 말고 제대로 보여주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닿지 않을까 했다. 그렇게 정신무장하고 살았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소년의 얼굴부터 강해진 파이터의 외형을 표현하며 차우솔의 성장을 두 시즌에 걸쳐 완성한 김민석은 “어린 친구가 성인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자 했다”며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이 도와줘서 잘 찍을 수 있었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다”고 웃었다.
“사실 제 인생에 액션은 없을 줄 알았어요. 20대에도 계속 막내 역할만 해도 불만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통해 액션을 하는 김민석의 모습도 그려지게 됐잖아요. 저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에요.”
이번 시리즈에서 김민석과 이현욱은 그야말로 ‘끝장 대결’을 선보인다. 이현욱이 연기한 현우용은 격투기 협회장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타인의 고통 속에서 쾌감을 즐기는 악인으로 차우솔을 상대로 또 다른 게임을 시작한다. 김민석은 극 후반부 이현욱과 벌이는 최후의 결투 장면을 떠올리며 “실제로 잘못 계산해서 서로 몇 대 때리기도 했다. 너무 힘들면 쉬고 다시 찍고 하면서 8일 정도를 찍었다”면서 촬영이 끝난 뒤에는 “몸살로 앓아 누웠다”고 했다.
“(이)현욱 형과 계속 연습을 했어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촬영이 일찍 끝난 날에도 만나서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둘이 겹치는 장면은 많지 않은데 정이 많이 들었어요. 몸으로 부딪히다 보니까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의지를 엄청 많이 하기도 했고요. 지금까지도 자주 만나고 있어요.”

● “배우로 세 끼 먹을 수 있는, 운이 좋은 사람”
대학교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김민석은 한때 음식점에서 일했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품고 상경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단역부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데뷔했고, 2016년 방송한 KBS 2TV ‘태양의 후예’에서 진구의 동생으로 출연하면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닥터스’ ‘피고인’ ‘청춘시대2’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 다양한 작품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김민석은 자신의 강점으로 “사회 속에 살아본 배우”라고 점을 들었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왔다. 사회 안에서 직접 돈을 벌어봤던 사람으로서 저만의 다른 뭔가가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그런지 ‘날 것 같다’는 평가를 많이 듣기도 한다”고 했다.
“저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면 복이 너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이걸로 세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가식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운이 좋다는 생각을 맨날 해요. 오늘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고 했을 때도 너무 부담스럽지만 감사했죠. 예의를 갖추려고 샵도 다녀왔습니다. 하하!”
현재 이준호 등과 tvN 새 드라마 ‘태풍상사’를 촬영 중인 김민석은 올해 영화 ‘노이즈’와 ‘열대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재작년과 작년에 열심히 일했는데 올해 이렇게 다 몰아서 나오게 됐다”면서 “정신이 없긴 하지만 ‘샤크 : 더 스톰’을 시작으로 올해 정말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사실 저는 대단한 꿈보다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내일 해야 할 일을 오늘 잘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온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바로 ‘진심’이에요. 진심으로 다가설 수 없는 역할이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거든요. 앞으로도 늘 진심을 담아 작품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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