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4d1a4075-e6f2-4789-b19d-e9075784f044.jpeg)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의 마지막은 승리의 엔딩이 아니었다. 세상을 구했지만 그 대가로 세상에서 잊히는 선택을 한 스파이더맨. 모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영웅이 됐지만 동시에 가장 외로운 인간이 됐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감독 데스틴 크리튼, 배급 소니픽쳐스)는 그 상실의 끝에서 시작한다. 숱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줬다면, 이번엔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 세상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피터 파커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MJ(젠데이아)도, 네드(제이콥 배덜런)도 그를 모른다. 사랑했던 사람도, 가장 친했던 친구도 피터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로지 피터만이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거대한 멀티버스보다 무거운 것은 한 사람의 외로움이 아닐까.
그럼에도 피터 파커는 세상을 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숨어서 살면서도 뉴욕 곳곳을 누비며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서 시민을 구한다. 사람들은 피터는 몰라도, 스파이더맨은 사랑한다. 역설적이게도 모두에게 잊힌 남자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영웅이 된 셈이다. 그래서 피터의 고독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cb15e169-9eb4-4bda-90c6-5e1f38736d40.jpeg)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액션은 시리즈 최고 수준이다. 스콜피온, 핸드가 각각 만들어낸 전투신은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거칠고 육중하다. 특히 핸드가 펼치는 액션 시퀀스는 마블 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리듬감을 담았다. 여기에 헐크(마크 러팔로)와 퍼니셔(존 번탈)까지 가세하면서 전투의 스케일은 한층 확장됐다. 공중 액션과 육탄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지금껏 시리즈에서 보지 못했던 장면을 완성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3부작이 소년 피터 파커가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였다면, ‘브랜드 뉴 데이’는 영웅이 된 이후 어떻게 다시 인간이자 스파이더맨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가족도, 친구도 잃은 피터가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남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대고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브랜드 뉴 데이’라는 제목이 그냥 새 출발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잃은 뒤에도 다시 믿기로 결심한 피터의 새로운 하루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외로움과 책임감, 우정, 사랑 등 영화는 여러 주제를 품고 있지만 무겁게 흘러가진 않는다. 여러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해도 결국 피터 파커의 성장과 회복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5e4bfac0-59b2-4a26-a8b4-6716c8ac757e.jpeg)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톰 홀랜드의 영화다. 톰은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성숙한 피터를 연기했다. 장난기는 줄었고, 그 빈자리를 성숙함이 채웠다. 작은 표정 변화만으로도 피터가 얼마나 오래 외로움을 견뎌냈는지 느껴진다. 톰 홀랜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대표작을 추가했다.
한편 SCREENX는 이번 영화를 가장 이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포맷이다. 빌딩 숲 사이를 가르며 짜릿하게 웹 스윙하는 모습은 정면 스크린을 넘어 양옆 벽면까지 270도로 확장돼 뉴욕 상공을 활강하는 듯한 기분이다.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무엇인지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거대한 액션 블록버스터이면서 인간적인 성장 드라마다. 그가 완벽해서 영웅인 것이 아니라 무너지면서도 다시 일어나기 때문에 영웅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은 기대했던 모든 것을 충족시키고도 그 이상을 보여준다.
비극을 품은 피터 파커, 희망을 놓지 않는 스파이더맨, 그리고 그 둘을 가장 완성도 높게 담아낸 배우 톰 홀랜드. 오랫동안 기다려온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마침내 오늘(29일) 국내 극장에 도착했다. 러닝타임 1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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