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눈을 뗄 수 없다”…놀란이 다시 쓴 신화, ‘오디세이‘ 압도적 몰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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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fbd4e515-7ed1-49da-90a5-52304eb27ab6.jpeg)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는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로 시선을 옮겼다. ‘오디세이’는 놀란 감독이 가장 오래된 신화를 현대적인 영화 언어로 다시 빚어낸 작품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스크린으로 옮긴 ‘오디세이’(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쳐스)는 신과 괴물이 등장하는 고전을 인간의 의지와 귀향의 드라마로 재구성하며 또 하나의 거대한 영화적 체험을 완성했다.
영화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20년의 여정을 그린다. 그러나 귀향은 결코 쉽지 않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저주와 거대한 폭풍,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무스, 마녀 키르케, 바다의 여신 칼립소까지 오디세우스 앞에는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쉼 없이 밀려든다.
반면 그의 부재가 길어진 이타카에서는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가 권력을 탐하는 구혼자들의 압박 속에서도 남편을 기다리고,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왕국을 지키지 못하는 무력감 속에서 성장통을 겪는다. ‘오디세이’는 거대한 모험만큼이나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을 비중 있게 들여다봤다.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084d4310-8a4c-4c38-890e-c566d9a47b23.jpeg)
놀란 감독은 원작의 방대한 에피소드를 효율적으로 압축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폴리페무스의 동굴 탈출과 포세이돈의 분노, 키르케의 마법, 칼립소의 섬에서 흘려보낸 7년, 늙은 거지로 변장한 귀향,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기는 마지막 시험까지 익숙한 신화의 장면은 화려한 볼거리로 탄생해 오디세우스의 선택과 감정에 무게를 싣는다.
특히 귀향 이후 펼쳐지는 후반부는 영화의 정서적 정점을 이룬다. 충직한 개만이 주인을 알아보고 숨을 거두는 장면, 유모가 오래된 흉터를 발견하는 순간, 그리고 활을 당겨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오디세우스의 등장은 장대한 모험 끝에 감성을 자극한다. 구혼자들을 향한 피의 복수는 통쾌함과 오랜 세월을 견뎌낸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는 의식처럼 그려진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놀란 감독이 신화를 철저히 현실 위에 세웠기 때문이다. 모로코와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의 풍광은 CG가 만들어낼 수 없는 질감을 품고 있다. 영화사 최초로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은 자연 자체를 신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새롭게 개발된 IMAX 촬영 기술과 약 640km 분량의 필름이 만들어낸 영상은 시간과 공간의 밀도를 체험하게 만든다.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장대한 서사가 느슨해지지 않는 이유 역시 이 압도적인 몰입감에 있다.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쳐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3-0089/image-b8a33dd5-a3db-4e21-a5e8-6bc08002bcdb.jpeg)
배우들의 케미도 인상적이다. 맷 데이먼은 전쟁 영웅의 위엄보다 상처 입은 인간 오디세우스를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영웅이기에 강한 것이 아니라 끝내 포기하지 않기에 강한 인물이라는 점을 묵직하게 그렸다. 앤 해서웨이는 20년 동안 남편을 기다린 페넬로페의 시간을 절제된 감정으로 채워 넣었다. 그녀의 기다림은 수동적인 인내가 아니라 왕국을 버티게 한 또 하나의 투쟁이다.
톰 홀랜드 역시 아버지의 빈자리를 견디며 성장하는 텔레마코스의 흔들림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여기에 젠데이아의 신비로운 아테나, 샤를리즈 테론의 칼립소, 로버트 패틴슨의 야심 가득한 안티노오스까지 캐릭터마다 각자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또한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이 있다. “인간의 본성은 바닥에서 나온다”는 것. 극한의 상황에서야 비로소 인간의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는 이 대사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신들은 인간을 시험하지만, 인간을 완성하는 것은 신의 힘이 아니라 선택과 인내다.
‘오디세이’는 신화의 외피를 두른 인간 드라마다. 귀향은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끝내 자신을 잃지 않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장엄한 스케일 속에서 끝까지 붙든다.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시간을 넘어 인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오래된 이야기는 놀랍도록 현재의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러닝타임 172분. 8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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