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골식당(The Go-to Restaurant)
한제이 | 한국 | 2025년 | 94분 | 7월11일 19시·7월12일 14시 부천시청 어울마당(GV)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한국영화에 대한 지지 선언”을 통해 5년 만에 선택한 한국영화 폐막작. 2022년 ‘담쟁이’로 호평받은 한제이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 강남의 잘 나가는 영어 강사 미원(주현영), 그의 엄마 예분(김미경)은 고향인 지방 소도시의 한 마을에서 딸의 이름을 딴 자그마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다. 예분은 늘 일에 치이는 듯 바쁘게 살아가는 딸 걱정뿐이지만 이웃에게 반찬을 퍼 나르며 챙겨주는 따스한 심성을 지녔다. 소도시의 일상은 그렇게 따뜻함으로 넘쳐난다.
어느 날 미원의 어릴 적 친구인 조직 출신 기용(정용화)이 고향으로 돌아와 PC 게임방을 열자 마을 사람들은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멀리 한다. 그리고는 예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미원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엄마를 찾아 나서면서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영화는 미원이 엄마 예분을 찾아가는 과정을 미스터리의 기법으로 녹여낸다. 이는 폭력적인 하드보일드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선 소프트보일드 미스터리로, 초반부부터 담아내는 따스한 감성을 끝까지 오롯이 이어갈 수 있는 장치로 튼실하다.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며 장르의 쫄깃함을 제대로 채워낸 작품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과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와 미소 짓게 하는 것도 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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