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를 열광시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마침내 피날레를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시즌3을 끝으로 본편의 서사는 막을 내리지만 세계관을 확장하는 ‘스핀오프’ 제작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스핀오프는 기존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나 설정을 중심으로 파생돼 나오는 작품을 뜻한다.
실제 시리즈를 이끌어온 황동혁 감독은 시즌3을 끝으로 ‘오징어 게임’의 시리즈 자체는 마무리되지만 또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황 감독은 지난 9일 열린 ‘오징어 게임3’ 제작발표회에서 넷플릭스와 제작 단계부터 “시즌4는 만들기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이 시즌3을 본다면 자연스럽게 “굳이 시즌4는 안 만들어도 되겠다고 느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세계관을 활용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황 감독은 “촬영을 하다 보면 문득 ‘이 캐릭터는 그때 무슨 일을 하고 있었지?’ ‘저 때도 저랬던 거야?’ 등 궁금해지는 순간들이 생긴다“며 “그런 궁금증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영화비평매체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도 “스핀오프를 만든다면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두 시즌 사이에는 3년의 공백이 있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2021년 9월17일에, 시즌2는 2024년 12월26일 공개됐다. 시즌1 이후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우승 상금 456억원을 손에 쥐고도 개인적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은 채 오직 잔혹한 게임의 실체를 밝히고 주최자인 프론트맨(이병헌)을 추적하는 여정을 이어갔던 것으로 소개했다. 황 감독은 바로 이 공백기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를 통해 성기훈이 고군분투했던 3년 동안 프론트맨과 게임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딱지맨(공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상상을 펼쳐보곤 한다”면서 “뭐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 중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베일에 싸여 있는 프론트맨과 딱지맨의 과거와 동기는 스핀오프의 소재로 유력한 상황이다.
●”사투리 쓰는 딱지맨은 어떨까요?”
황 감독은 시즌2 공개 이후 진행된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도 스핀오프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시즌2의 1회에서는 프론트맨을 뒤쫓는 성기훈과 게임 참가자들을 포섭하는 딱지맨의 모습이 그려졌고, 에피소드 말미 두 인물의 숨 막히는 러시안룰렛 대결이 펼쳐졌다. 이 장면은 시리즈 초반부터 강한 긴장감과 여운을 남겼고, 딱지맨을 연기한 공유에 대해 ‘코리안 조커’라는 극찬이 이어지기도 했다.
황 감독은 공유가 “시즌1에 특별출연했지만 그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고 딱지맨이 왜 그런 인물이 됐는지 단서를 주고 싶었다”면서 “프론트맨이라면 가장 신뢰할 만한 인물, 믿을 수 있는 친구를 세상에 내보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는 공유가 있다면 각 지역에 또 다른 딱지맨이 있다고 생각해 봤다. 만약 스핀오프를 만든다면 그런 이야기를 해도 재밌지 않을까 한다. 사투리 쓰는 딱지맨도 떠올려봤다“며 웃어 보였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시즌1은 공개 후 90일간 무려 22억 시간이라는 경이적인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피날레를 향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3’은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게임에 참가했다가 가장 친한 친구인 박정배(이서환)를 잃은 또 한 번의 좌절을 겪는 성기훈이,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과 다시 마주하게 되며 극적인 갈등을 예고한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기훈과 인간을 불신하는 프론트맨의 대결이 이번 시즌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총 7개의 에피스도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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