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금은 중국 청나라때 이뤄진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 하는 형벌이다. 이를 제목으로 택해 16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은 금이 아닌 비밀과 진심을 삼킨 이들의 잔혹하고 질긴 운명을 그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사건들 속 의심과 의혹 그리고 서로를 향한 알 수 없는 감정에 끌리는 두 남매의 이야기다.
‘탄금'(극본 김진아)은 여덟 살에 실종된 조선 거대 상단 ‘민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12년 만에 기억을 잃은 채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홍랑의 행방을 쫓던 이복누이 재이(조보아)와 비밀을 간직한 홍랑은 우애인지 연모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휘말린다. 장다혜 작가의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가 원작인 11부작 드라마다.
김홍선 PD는 “‘탄금’의 주제는 그리움”이라며 “그리움이 사무치다 보면 원망이 되고, 원한이 되고, 사랑이 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생긴다. 작품에서 이런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 여기에 미스터리와 사극 액션을 적절히 배치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 기억 잃은 홍랑과 의심하는 재이…미스터리 멜로 사극의 매력
김홍선 PD는 원작 소설에 대해 “한 번에 읽게 되는 스토리의 강력함에 끌렸다”고 말했다. 기억을 잃고 돌아왔지만 이목구비부터 행동과 습관 하나하나가 닮은 홍랑이 진짜인지, 그가 숨기고 있는 비밀과 진실이 무엇인지를 의심하는 과정은 ‘탄금’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다. 홍랑이 돌아오고 다시 시작된 아이들의 실종 사건과 정체불명의 존재인 설인의 등장은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설인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누구보다 홍랑을 아끼고 그리워하던 재이와 다시 나타난 홍랑의 관계가 이번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모두가 진짜라고 믿는 홍랑을 계속해서 의심하는 재이와 그런 누이가 달갑지 않은 홍랑은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둘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지만 점차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끼게 된다. 서로에게 끌리는 두 인물의 변화를 표현한 이재욱과 조보아의 미묘한 연기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이재욱은 조보아에 대해 “눈빛 한 번에 관계가 바뀐다는 걸 느꼈다”고 했고, 조보아는 “이재욱은 연기와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고 열정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제가 오히려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인공인 정가람은 사라진 홍랑을 대신해 민상단의 양자로 12년을 보낸 무진을 연기한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홍랑 때문에 후계자로서의 자리를 위협받고, 재이까지 잃게 될 위기에 처하자 홍랑의 진짜 정체를 밝히겠다는 일념 하나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엄지원은 민상단의 실질적인 소유자이자 홍랑의 어머니 민연의를, 홍랑과 재이의 친부이자 민상단을 이끄는 심열국은 박병은이 맡았다. 김재욱은 조선 최고의 심미안을 가진 예술가이자 화가인 한평대군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예고했다. 한평대군은 국정에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예술에만 몰두하고 집착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 정통 사극의 매력 보여줄까..”우리의 아름다움 보이는 의무감”
‘탄금’이 정통 사극의 매력을 얼마만큼 제대로 구현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제작진은 사극 장르가 줄 수 있는 ‘보는 재미’를 풍부하게 구현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돌아온 홍랑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다채로운 명도와 채도의 한복부터 억압된 삶을 살아온 재이의 과거와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절제된 색감의 의상, 민상단 안주인으로서의 야망이 느껴지는 민연의가 착용한 화려한 장신구 등 각 인물의 서사와 성격을 섬세하게 반영하며 시각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엄지원은 “민연의라는 사람의 부와 권력, 욕심, 열망이 의상에 다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당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잣거리의 풍경과 조선 최대 상단의 규모와 웅장함이 느껴지는 민상단의 전경과 소장품 그리고 한평대군이 사용하는 다양한 미술 도구도 고증을 거쳐 만들었다.
김홍선 PD는 “최대한 조선시대의 느낌을 잘 고증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화풍과 건축물도 조선시대의 요소를 살려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에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우리의 아름다운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준비했다”며 “한복도 패셔너블하게 다루기보다 원단의 소재나 질감에 신경 쓰면서 기본에 충실했다”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한복과 공간의 정교함에 대한 높은 만족을 드러냈다. 정가람은 “소품 하나하나 디테일했고, 사극이다 보니 웅장한 배경이 기억에 남는다. 촬영장 갈 때마다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박병은은 “모든 소품에 공을 들인 게 보였다”며 “전 세계 시청자들도 내용과 연기는 물론이고, 의상 또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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