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싹 속았수다’의 학씨 아저씨 부상길(최대훈)에 이어 또 하나의 ‘밉상캐’가 뜨고 있다. 오는 18일 종영하는 tvN 토일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에서 종로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차들을 괴롭히며 전국에 있는 수많은 후배들의 ‘공공의 적’이 돼버린 산부인과 펠로우 명은원(김혜인)이 그 주인공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숱한 시행과 착오를 겪으며 듬직한 의사로 거듭나는 오이영(고윤정),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 레지던트 1년차들의 성장통을 그린 작품. 2020년과 2021년 방송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명은원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 이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 등장해 활약 중이다.
이 작품에서 명은원은 근무 시간에 연락이 닿지 않거나 자신의 일을 남에게 떠넘기며 얄밉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2회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연락이 되지 않았던 이유로 ‘다른 수술이 있었다’는 핑계를 댔다가 거짓말한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으며, 6회에서는 후배인 구도원과 함께 쓴 논문을 자신의 공으로 가로채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의 분노를 유발했다.
그에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학씨 아저씨 부상길이 밉상캐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전쟁 이후의 제주를 배경으로 한 동네에서 함께 나고 자란 애순(아이유·문소리)과 관식(박보검·박해준)의 삶을 통해 부모 세대의 사랑과 희생을 그린 이 작품에서 부상길은 거의 유일하게 악역처럼 비치기도 했다.
부상길은 애순의 맞선남으로 첫 등장해 “마누라 하나 얻으면 살림이 다 공짜”라거나 어촌계장 선거에서 애순이를 견제하며 “여자가 무슨 계장을 하느냐”며 아내와 여성을 무시하는 말과 행동으로 미움을 샀다. ‘학씨 아저씨’는 부상길이 습관처럼 내뱉은 말에서 탄생한 부상길의 별명으로, “학 씨”라는 대사는 그의 거만하고 우쭐대는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잃고 가족에게 소외받는 부상길의 모습에서 전통적인 가장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런 부상길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 최대훈은 ‘폭싹 속았수다’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명은원과 학씨 아저씨 부상길은 중범죄를 저지르는 작품 속의 극악무도한 악당들과 달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서 작품의 공감을 높이고 있다. 방송 이후 명은원과 학씨 아저씨를 가리켜 “주변에 저런 인물 꼭 있다”는 반응과 함께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여기에 명은원을 연기한 김혜인도 최대훈처럼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수혜자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화여대 무용과 출신으로 드라마 ‘안투라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김혜인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명은원의 캐릭터를 완성시키며 데뷔 이래 가장 주목받고 있다. 명은원이 뜨면서 2012년 대학 재학 시절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한국대회 지에 선발된 그의 이력이 덩달아 주목받기도 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명은원이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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