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윤정이 내뱉은 말은 “안고 싶다”일까, “앉고 싶다”일까.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극본 김송희·연출 이민수)이 작품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성장기보다 병원을 무대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사돈 지간이자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선·후배인 오이영(고윤정)과 구도원(정준원)의 사랑이 일방통행을 지나 쌍방통행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언젠가는 슬기러울 전공의생활’은 조정석과 전미도 등이 주연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시리즈다. 각 분야 전문의들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를 살리고 환자 가족의 마음까지 위로하는 이야기에 집중한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달리 이번 드라마는 이제 막 의사가 된 전공의 1년차 4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들이 병원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비춘다. 실수가 잦고 실력도 부족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험이 쌓여 성장하는, 의사 탄생기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공의들의 성장기보다 남들 몰래 한 집에 사는 오이영과 구도원의 사랑 이야기로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찍이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설레는 로맨스를 풀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인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는 이번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에도 참여한 크리에이터 역할을 맡아 전매특허 로맨스 장기를 마음껏 발휘한다.

극 중 오이영과 구도원의 러브스토리는 진부하지 않다. 사돈지간으로 한 집에 사는 둘은 같은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서로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오이영의 ‘돌직구’ 고백과 돌발 행동은 이들의 관계 변화를 이끈다. 먼저 고백하고, 반복해 마음을 표현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매번 당황하는 쪽은 구도원이지만 서서히 마음을 열면서 본격적인 러브스토리를 예고하고 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이제 4편의 이야기를 남겨 두고 있다. 오이영과 전공의 동기인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가 어엿한 의사로 성장하는 이야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국 끝까지 드라마를 향한 관심을 유지할 ‘결정타’는 오이영과 구도원의 로맨스다.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가장 최근인 4일 방송에서 이들은 퇴근길 버스 정류장에 나란히 섰다. 옆의 연인이 포옹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오이영은 “나도 안고 싶다”고 말해 구도원을 당황케 했지만, 이내 정류장의 빈자리에 앉으면서 “앉고 싶다”라는 의미였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늘 소소한 반전을 숨겨 놓는 제작진의 스타일을 익히 알고 있는 팬들은 ‘안고 싶다’와 ‘앉고 싶다’의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고 판단하면서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중의적인 표현으로 구도원을 당황케 했던 오이영의 진심과 얼떨떨한 상태에서 속마음을 고백한 구도원이 어떤 결심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주역들의 새로운 출연도 예고돼 있다. 이미 정경호부터 유연석 김대명 곽선영 김준한 신현빈까지 특별출연으로 참여해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한 가운데 단 두명, 조정석과 전미도의 등장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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