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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8%] 보는 내내 입맛 다시게 하는, ‘고독한 미식가’의 확장

맥스무비 조회수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가 영화로 탄생했다. 주인공 고로 역의 마츠시게 유타카의 모습. 사진제공=빌리언스플러스

프랑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 식사시간이 되자 고로의 몸이 미묘하게 들썩인다.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살펴보니 비프스튜와 닭고기덮밥이 있다. 신중한 고민 끝에 메뉴를 고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기내식 서비스가 중단된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깜박 잠든 사이, 두 번째 식사도 놓친다. 승무원이 준 건낫토(말린 낫토)로 출출함을 달래보지만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고로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한다. “배가…고프다!”(하라가 헷타·腹が減った) 절대 실패하지 않을 식사를 위해 고로가 파리의 거리를 분주하게 누빈다.

일본 TV도쿄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장편영화로 탄생했다. 평범한 아저씨가 혼자 밥 먹는 내용을 담은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 첫 방영 이후 10개의 시즌으로 제작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수입잡화상을 운영하는 이시가라와 고로라는 이름의 한 중년 남성이 사업차 방문한 곳들에서 최고의 한 끼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로를 연기한 마츠시게 유타카는 한국에서 ‘고로상’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다. 10년 넘게 ‘고독한 미식가’를 이끌며 ‘프로 혼밥러'(혼자 밥 먹는 사람)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고독한 미식가’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고로 역으로 출연하는 것은 물론 각본도 쓰고, 연출까지 했다. 1983년 배우로 데뷔한 마츠시게의 첫 연출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가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극적인 전개 없이 고로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소박한 모습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궁극의 국물’을 찾기 위해 프랑스와 한국, 일본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고로의 모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나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과 고로가 풍부한 표정으로 맛깔나게 음식을 먹으면서 독백으로 맛을 묘사하는 ‘고독한 미식가’의 시그니처는 그대로다. 

‘고독한 미식가’의 한 장면. 사진제공=빌리언스플러스

● 전혀 고독하지 않은 고로상의 특별한 모험

옛 친구의 딸 치아키의 연락으로 파리에 도착한 고로는 치아키 할아버지로부터 죽기 전 고향인 고토 열도에서 먹었던 국물을 꼭 다시 맛보고 싶다는 간곡한 부탁을 받고 얼떨결에 들어주기로 한다. ‘바다와 산의 재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다양한 감칠맛이 느껴진다’는 추상적인 단서를 가지고 고로는 고토로 향한다.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근처 섬으로 이동하던 중 고로는 폭풍 속에 표류하다가 한국의 외딴섬에 다다른다.

제목이 무색하게 영화에서 고로는 외롭거나 쓸쓸할 틈이 없다. 넓어진 무대에서 ‘마음씨 좋은’ 고로는 어린 시절의 맛을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그 맛을 되찾아주려는 손녀, 라멘집을 함께 운영했지만 지금은 떨어져 사는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과 특별한 연을 맺는다. 음식과 얽힌 그들의 사연이 고로의 특별한 모험에 하나, 둘씩 끼어들고 고로는 그들에게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궁극의 국물’에도 점차 다가선다. 마츠시게는 영화를 통해 “고독하게 먹는 사람 주변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10편의 시리즈를 통해 ‘고독한 미식가’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밥심의 힘, 맛있는 한 끼가 주는 행복, 혼자서 밥 먹는 즐거움 등을 선사해왔다. 영화에서도 고로가 ‘혼밥’하는 모습을 통해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지만, 고로가 여정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부각되고 마지막에 하나로 모이며 드라마와는 차별화를 이룬다. 마츠시게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을 통해 ‘고독한 미식가’의 확장을 이뤄냈다.

영화에서 유재명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고로가 일본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한국 출입국 심사관 역으로 등장, 5분 남짓한 짧은 출연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고로가 음식을 먹을 때 훈수를 두거나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은근히 입맛을 다시는 등 능청스러운 연기가 압권이다. 마츠시게는 유재명의 출연을 두고 “일본 관객들이 영화의 하이트라이트라고 말한다”며 그의 출연이 “자랑스럽다”고 만족했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들은 또 다른 주인공이다. 파리에서 고로가 맛본 양파의 단맛과 치즈의 짭조름함이 살아 있는 어니언 수프와 고토의 신선한 재료로 만든 짬뽕 그리고 고로가 “말도 안 되게 맛있는”이라고 표현한 닭 보쌈, 먹자마자 위를 달래주는 황태 해장국, 크림 가득 올라간 초콜릿 파르페 등은 보는 내내 배고픔을 유발하고 입맛을 다시게 된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한 장면. 마츠시게 유타카(왼쪽)과 유재명의 모습. 사진제공=빌리언스플러스

감독: 마츠시게 유타카 / 각본 : 마츠시게 유타카, 타구치 요시히로 / 출연 : 마츠시게 유타카, 우치다 유키, 이소무라 하야토, 무라타 타케히로, 유재명, 시오미 산세이, 안, 오다기리 죠 외 / 제작 : 소후 에리나, 코토 신야 외 / 수입 : 미디어캐슬 / 배급 : 빌리언스플러스 / 개봉일: 3월19일 /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 러닝타임: 110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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