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규리가 주연한 영화 ‘신명’이 개봉 초반 깜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누적 관객 60만명을 앞두고 있다. 같은 시기 개봉한 제작비 100억원대 한국영화의 기록까지 넘어섰다.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한달 동안 촬영해 6월2일 개봉한 전무후무한 제작 일정으로 완성된 영화의 ‘특별한 흥행’이다.
‘신명'(제작 열공영화제작소)은 학력 위조 등의 의혹을 받는 대통령 부인 윤지희가 권력을 손에 쥐려고 벌이는 야망 가득한 일들과 이를 추적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PD의 이야기다. 김규리가 주인공 윤지희 역을 맡아 주술에 심취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의 비밀을 추적하는 정 PD는 배우 안내상이 맡았다. 전 정권에서 제기된, 아직 정확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의혹들에 상상력을 보태 극화한 작품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개봉한 ‘신명’은 첫날 6만111명(입장권통합전산망)으로 출발해 대선일인 3일에도 8만5501명을 동원했다. 반짝 ‘대선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지나도 관객의 선택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첫 주말에 18만3425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4위에 안착했고, 2주째인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11만9136명을 동원해 순위가 한 계단 더 오른 3위를 기록했다. 15일까지 누적관객은 58만5944명이다.
‘신명’의 총 제작비는 15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미 제작비를 회수하는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곧 60만 돌파를 앞두면서 장기 상영에 따른 최종 기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명’은 지난 3월 말 촬영을 시작해 약 한 달간 빠듯하게 촬영을 진행했다.
주인공 김규리는 영화를 소개하는 여러 방송에 출연해 “대선 전에 꼭 개봉해야 한다는 제작진의 뜻이 있어서 그날 정해진 촬영 분량을 꼭 찍어야 하는 일정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4월 말 촬영을 마치고 약 한 달간 후반작업을 마무리한 뒤 대선 전날 개봉하는 ‘초스피드’ 일정으로 세상에 나왔다. 연출을 맡은 김남균 감독은 그동안 ‘마이너클럽’ 등 극영화 촬영을 주로 해 오가다 이번 ‘신명’의 연출과 촬영을 동시에 책임졌다.
‘신명’은 전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더욱 과장해 극화하면서 영화의 장르를 ‘오컬트’로 내세우고 있다. 주인공 윤지희가 어린 시절부터 주술에 심취했고, 성장한 이후로도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설정 때문이다. 도무지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흡사 1000만 오컬트 흥행작 ‘파묘’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과도 맞물리고 있다.
특히 제목이 왜 ‘신명’인지를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제작진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 의미를 유추하는 관객들의 반응도 흥미를 자아낸다.
‘신명’은 실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뿐 아니라, 상영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접 관람하지 않아도 티켓을 예매하는 이른바 ‘영혼 보내기’를 통한 스코어 상승도 이뤄지고 있다. 김규리 역시 ‘영혼 보내기’로 영화를 응원하는 관객에 감사 인사를 밝히기도 했다. 모두 현실을 빗대 볼 수 있는 영화를 향한 관객의 관심으로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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