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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6%] ‘당신의 맛’, 전주 한옥마을에서 섭산적 먹고 싶어지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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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맛’의 한 장면. 사진제공=ENA

전주 한옥마을 좁은 골목에 자리한 소박한 파인다이닝 정제. 한정식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곳에 파인다이닝의 문을 열고 최상의 재료만 고집하는 셰프 모연주(고민시)가 있다. 어디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로만 음식을 만드는 그는 최고의 맛을 구현하지만, 한편으론 도무지 맞출 수 없는 ‘단가’로 인해 식당의 월세가 밀리기 일쑤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한 최고급 파인다이닝 모토. 굴지의 식품 기업 2세인 한범우(강하늘)가 운영하는 이곳은 전국 각지 숨은 맛집의 레시피를 몰래 가져와 마치 자신들의 고유한 음식인 양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기업을 물려받으려면 저명한 음식 가이드인 일명 ‘디아망’에서 별 세 개, 즉 쓰리 스타를 받아야 한다. 이를 노리는 한범우는 우연히 SNS에서 본 떡갈비를 찾아 전주로 향하고, 그곳에서 구수한 사투리로 “우라덜”을 연발하면서 “떡갈비가 아니라 섭산적이야”를 외치는 모연주와 만난다.

‘당신의 맛’은 무해한 드라마다. 전주 한옥마을의 작은 식당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으로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그린다. 한범우는 돈이면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일명 ‘레시피 사냥꾼’이고, 모연주는 과거를 감추고 몸과 마음을 단번에 녹이는 갖가지 음식을 만든다. 적자에 허덕이는 정제의 경영난(?)을 해결해 주겠다는 범우의 제안에 연주는 월세 걱정이 앞서 결국 손을 잡는다. 

이때부터 소박한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진다. 한옥마을 근처 3대째 내려오는 콩나물국밥집에서 장장 15년간 홀 서빙을 담당한 진명숙(김신록)이 정제에 전격 스카우트되고, 이에 잔뜻 화가 난 콩나물 국밥집의 후계자 신춘승(유수빈)이 어리바리 사고만 치다가 정제에 합류한다. 개성 강한 4인은 갑자기 터진 식당 화재를 해결하고자 푸드트럭 경연에 참여하고, 빚을 갚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 과정 속에 깊은 우정과 연대를 형성한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요리에 집중하는 모연주 역의 고민시(위)와 그의 레시피를 훔치려고 접근한 한범우 역의 강하늘. 사진제공=ENA

● 화려한 음식보다 할머니가 해준 소박한 김치의 맛

전주 한옥마을과 인근 남부시장 등 옛 정취의 골목골목을 따르는 카메라는 정감 어린 시선으로 인물들의 삶도 들여다본다. 시작은 코미디, 중반부에서는 멜로가 형성되더니, 막판에는 갈등이 분출한다. 

오직 요리에 헌신하는 모연주와 그의 곁에서 삶의 가치를 깨닫는 범우, 그리고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결정적인 히든카드 콤비 진명숙과 신춘승의 ‘신들린 활약’도 강력하다. 좁디좁은 한옥마을 골목에서, 단 4명의 인물들을 통해 만들어가는 유쾌하면서도 따스한 이야기의 힘은 여느 대작 못지않다. 당장 전주 한옥마을로 가서 모연주 셰프가 만들어주는 섭산적을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 강한 드라마다. 

화려함 뒤에 남는 건 역시 진심이다. 화려한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면서도 어릴 때 외할머니가 만들어준 양배추 김치의 깊은 추억을 잊지 못하는 한범우는 모연주와 첫 만남에서 식탁에 놓인 양배추 김치를 먹고 오래전 기억을 떠올린다. 한 끼에 수십만원씩 하는 파인다이닝의 고급스러운 음식보다 할머니와 추억이 깃든 소박한 김치는 굳게 단힌 그의 마음을 단번에 무너뜨린다.

양배추 김치 잘 담근 모연주에게 빠져드는 한범우의 코믹한 모습은 내내 웃음을 안긴다. 알고보니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삿포로의 디아망 쓰리스 타 유명 식당에서 일한 실력자인 모연주의 정체를 알게 된 한범우는 그가 떠날새라 뒤를 졸졸 따른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무대는 전주에서 겨울 삿포로로 이동해 또 한번 정감어린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연주와 과거 요리로 함께 꿈을 키우고 사랑도 나눈 옛 연인 전민의 등장은 한범우를 한껏 긴장하게 하는데, 그 전민 역할을 배우 유연석이 맡았다. 특별출연인데도 분량이 많은 유연석과 강하늘의 만남은 흥미를 자아낸다. 한껏 진중하고 진지하고 심각한 유연석에 비해 강하늘은 장난스럽고 좌충우돌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일 없을 것 같은 둘의 기싸움이 줄기차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전주 한옥마을이 배경인 ‘당신의 맛’은 정겨운 풍경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제공=ENA

웃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유수민과 김신록이 연기한 신춘승과 진명숙은 콩나물국밥집 사장의 아들과 홀 서빙 베테랑이라는 관계로 시작해 함께 일하는 파인다이닝의 동료를 넘어 미묘한 질투심을 느끼는 사이로도 이어진다. 이들의 콤비 플레이는 압권. 대사의 대부분이 애드리브로 의심된다. 유수민은 앞서 주연한 ‘악한영웅 클래스2’에서 보인 악역보다 허술한 코미디 연기에서 더 빛나는 진가를 발휘하고, 개성파 연기자 김신록의 코미디 본능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반갑다. 

‘당신의 맛’은 크리에이터를 맡은 한준희 감독이 과거 전주에서 영화 촬영을 하면서 구상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군대와 탈영병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고 ‘약한영웅’ 시리즈를 제작해 주목받은 한 감독은 최근 주력한 폭력성 짙은 장르물에서 벗어나 따스하고 정감 있는 이야기에서도 장기를 보인다. 연출을 맡은 박단희 감독은 ‘약한영웅’ 시즌1의 공동 연출자. 유수빈은 물론 한범우의 형 선우 역의 배나라, 특별출연으로 깜짝 출연한 박지훈까지 이른바 ‘한준희 사단’의 역량이 이번 ‘당신의 맛’에 집약됐다.

강하늘과 고민시가 아니었다면 이처럼 소박한 드라마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완성되긴 어려웠다. 강하늘은 능청스러운 코미디부터 애틋한 로맨스, 갈등이 증폭하는 과정에서 표현하는 감정 연기까지 능숙하게 넘나든다. 최근 주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비주얼 면에서는 가장 ‘멋있게’ 등장하는 점도 팬들에겐 반가움이다.

고민시는 사투리 연기를 할 때마다 그 작품이 인기를 얻는다는 특별한 징크스를 이번 작품으로 또 증명했다. 1980년 5월 광주가 배경인 KBS 2TV ‘오월의 청춘’과 전북 군산이 무대인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 그리고 이번 ‘당신의 맛’까지 사투리 연기를 통해 대중에 명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신의 맛’에서 흥미진진한 콤비 플레이를 소화한 유수빈(왼쪽)과 김신록. 사진제공=ENA

연출: 박단희 / 극본: 정수윤 / 크리에이터: 한준희 / 출연: 강하늘, 고민시, 유수빈, 김신록 외 / 장르: 휴먼, 로맨스, 코미디 / 공개일: 2025년5월12일 / 시청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에피소드: 10부작 / 채널: ENA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당신의 맛’의 한 장면. 사진제공=ENA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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