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제훈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이제훈 주연의 ‘소주전쟁’은 지난해 6월 극장에서 256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탈주’에 이어 1년 만에 내놓는 새 영화다. 최근 출연하는 영화와 ‘모범택시’ ‘협상의 기술’ 등 드라마를 빠짐없이 성공으로 이끄는 이제훈의 활약이 또 한번 성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
‘소주전쟁’은 1990년대 후반 한 소주 기업을 둘러싸고 글로벌 투자사가 벌인 인수 합병 실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1997년 외환위기의 폭풍 속에서 ‘국민 소주’로 불린 한 기업이 자금난에 휘청이자, 그 틈을 노린 글로벌 투자사의 직원 인범이 소주 회사 매각을 위해 정체를 숨기고 접근한다.
영화는 어떻게든 회사를 지키려는 재무이사 종록과 목표를 숨기고 회사에 접근한 인범이 서로 다른 목적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소주를 통해 진심을 나누는 이야기다. 이제훈은 글로벌 투자사에서 일하는 인범 역을 맡아 소주에 인생을 건 종록과 드라마틱한 여정을 함께 한다. 종록은 배우 유해진이 연기한다. 두 배우가 영화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소주전쟁’은 기업의 인수 합병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제훈이 최근 주연한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 4월 막을 내린 ‘협상의 기술’은 한 대기업을 무대로 전설로 불리는 기업 인수 합병 전문가인 윤주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유로 인수와 합병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제훈은 윤주노를 연기하면서 치열한 기업 인수 합병의 세계를 집요하게 그렸고, 최종회에서 시청률 10%를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공교롭게도 이제훈이 ‘협상의 기술’ 이후 한 달여 만에 내놓는 작품이 실제로 일어난 기업 인수 합병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협상의 기술’은 2025년 현재를 배경으로 대기업의 계열사들과 그룹의 오너가 얽힌 암투와 전략이 오가는 인수 합병의 세계를 다뤘다면 ‘소주전쟁’은 30여년 전 일어난 실화에서 출발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분명하다.
이제훈 역시 ‘협상의 기술’의 윤주노와 이번 ‘소주전쟁’의 인범이 일부분 비슷해 보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범은 자신의 욕망을 뿜어내는 데 있어서 치기 어린 부분이 있고 감정도 여실히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본심은 철저히 감춘 냉혹한 전략가였던 윤주노와 달리 ‘소주전쟁’ 속 모습은 “사람 냄새가 난다”고도 강조했다.
‘소주전쟁’에서 인범과 종록은 각자 목적이 다르지만 휘청이는 국민 소주를 지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따뜻한 브로맨스도 나눈다. 이제훈은 “영화의 배경이 1997년이지만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과 크게 달라진 게 없지 않나 싶다”며 “2025년 살아가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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