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외피를 두르고 미스터리와 멜로를 녹여낸 ‘탄금’이 오는 16일 베일을 벗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귀환을 둘러싼 비밀과 금기로 가득한 운명에 휘말린 인물들의 소용돌이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13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탄금'(극본 김진아)의 제작발표회에서 김홍선 PD는 “보통 운명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작품에는 자신의 운명을 따라갈 생각이 전혀 없는 인물들만 모여 있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는 장다혜 작가의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가 원작이다. 김 PD는 “원작의 강력한 스토리에 이끌렸다”고 돌이켰다.
이야기는 여덟 살에 실종된 조선 거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12년 만에 기억을 잃은 채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홍랑의 행방을 쫓던 이복누이 재이(조보아)와 비밀을 간직한 홍랑은 우애인지 연모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휘말리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제목인 ‘탄금’은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 하는 고대 청나라의 형벌을 뜻한다. 금은 장을 막고 장기를 손상시키며 극심한 고통을 안긴다. 잔혹한 형벌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건 이번 시리즈는 여러 인물이 얽히며 죄와 악 그리고 시대의 통념과 금기에 도전하는 연민과 사랑을 통해 잔혹한 운명과 비밀을 풀어나간다. 김 PD는 제목에 대해 “아름다운 금을 죽을 때까지 삼켜야 하는 것이 주인공들의 서사와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높였다.
김 PD는 ‘탄금’의 주제는 “그리움”이라며 “그리움이 사무치다 보면 원망이 되고, 원한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 되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정이 생기는데 작품에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나온다”며 “여기에 미스터리와 액션을 적절히 배치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 ‘넉오프’ 대신 ‘탄금’..조보아 “긴장·설렘 크다”
‘탄금’에서 이재욱은 실종된 후 12년 만에 돌아온 상단의 아들 홍랑을 연기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과거를 궁금하게 하는 화려한 액션을 예고했다. 이재욱은 “액션이 스타일리시하다고 느꼈다. 난이도가 있는 액션도 많아서 잘 소화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2023년 tvN ‘환혼: 빛과 그림자’ 이후 2년만에 사극에 다시 도전했다.
돌아온 홍랑을 가짜라고 의심하는 이복누이 재이 역의 조보아는 MBC ‘마의’ 이후 12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다. 특히 지난해 결혼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자 2023년 종영한 JTBC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 이후 햇수로 2년 만의 복귀작으로도 주목받는다. 조보아는 당초 4월 공개를 계획했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넉오프’로 먼저 대중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함께 주연한 김수현이 얽힌 논란으로 인해 일정이 보류되면서 ‘탄금’을 먼저 선보이게 됐다.
조보아는 “‘탄금’ 작업 기간이 길었던 만큼 긴장과 설렘이 크다”고 우회적으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어린 시절의 홍랑과 다시 나타난 홍랑을 대하는 두 감정에 신경을 썼다. 동생을 대하는 감정과 나도 모르게 끌리게 되는 홍랑에 대한 감정을 확실하게 분리하려고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탄금’은 조선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미술과 의상을 볼거리로 내세웠다. 김홍선 PD는 “전 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우리의 아름다운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복도 패셔너블하게 다루기보다 원단의 소재나 질감에 신경 쓰면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흰색 옷을 자주 착용한 이재욱은 “다양한 흰색이 있다는 걸 실감했고, 한복이 이렇게 아름다운 옷이었구나를 많이 느꼈다”고 감탄했다. 조보아는 “의상을 통해서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했다. 재이는 억눌려있고 억압되어 있어 절제된 한복의 미를 표현했다”고 이야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