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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종’ 윤자유가 바라는 세상,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인공 배양육으로 육식을 대체하는 이야기는 시작일 뿐이었다. 병들지 않는 사람의 장기, 세포 배양으로 생명을 살리는 기술을 향한 인간의 열망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인간이지만, 결국 먹지 않고선 살 수 없는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고민하는 주제로도 나아간다.

한효주와 주지훈이 주연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극본 이수연·연출 박철환)이 세포 배양으로 만든 인공의 고기를 먹는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고민을 아우르고 있다. 암살 위험에 놓인 배양육 상용화 기업의 대표, 과거 해외 주둔지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로 동료를 잃은 장교, 해커 집단의 공격, 의문의 세력에 의한 계속된 암살 시도까지 각각 흩어진 사건들이 서서히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먹어야 살 수 있는 지배종 인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내놓는다.

‘지배종’은 만만치 않은 드라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소재, 갈수록 수위를 높이는 범죄 장르, 마음만 먹으면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타입슬립 판타지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 방송가에서 “지배종”은 미래를 향한 진지한 고민을 담은 거대 담론을 “용기있게” 꺼낸다.

피흘리는 고기를 거부하는 대체 육식의 시대를 다루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잔혹한 동물 사육과 그에 따른 집단 전염병 확산과 폐사, 인간의 생존까지 공격하는 인간 광우병 등의 위협, 각종 질병의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진지한 주제로 세계관을 확장한다. 아직 안본 사람은 있어도, 일단 보면 이야기에 빨려들어가 열혈 시청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시리즈로 인정받는 이유다.

● 점차 같은 곳을 바라보는 윤자유와 우채운

총 10부작인 “지배종”은 5월1일 7, 8회를 공개한다. 앞으로 남은 4회 분량에서 윤자유(한효주)와 우채운(주지훈)을 둘러싼 위기와 그 위기를 초래하는 비밀 조직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지배종’의 이야기 구조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인공 배양육 상용화에 성공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한 생명공학기업의 대표 윤자유가 첨단 기술에 매진하는 진짜 이유가 드러난 가운데 지배종 개념 자체를 바꾸려는 그의 도전이 과연 어떤 결말에 다다를지 관심이 증폭된다.

윤자유는 먹어야 살 수 있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각종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길 원한다. 누구나 골고루 건강한 신체와 장기를 갖고 죽는 그 순간까지 살아갈 수 있는 세상도 꿈꾼다. 그런 윤자유의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작품 안에서 그의 도전은 거대한 반대에 부딪히고 사회 혼란을 야기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윤자유의 실험이 성공해 공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포 이식을 통해 목숨을 건진 우채운의 운명도 예측 불가다.

과거 주둔했던 파병 부대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테러 사건의 배후를 홀로 추적하는 그는 윤자유의 경호원이 되고부터 의문의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상황.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 윤자유가 이끄는 기업의 비밀 연구실에서 세포 이식을 통해 살아난 그는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를 극복한 것은 물론 남들은 모르는 뛰어난 청각 능력까지 갖게 됐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채운은 ‘지배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실현되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 ‘지배종’은 더욱 속도를 낸다. 7, 8회를 통해 그동안 윤자유를 위기에 몰아 넣는 배후 세력의 거대한 정체를 밝히는 동시에 두 주인공이 만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인 테러 사건의 진실 역시 베일을 벗는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들이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지에도 시선이 향한다.

특히 악당인지 선한 인물인지 도무지 파악할 수 없는 국무총리 선우재(이희준), 테러로 두 다리를 잃은 전직 대통령 이문규(전국환)의 진심, 인공 배양육을 성공으로 이끈 윤자유의 파트너 온산(이무생)의 목표, 우채운의 동료 경호원 김호승(강이안)을 죽인 의문의 남자(최영준)의 정체까지 풀어야 할 이야기가 쌓여 있다.

‘지배종’은 조승우 주연의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의 이수연 작가가 극본을 맡은 작품. 검찰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의 그림자를 리얼하게 그려 작품의 성공을 이끈 이수연 작가는 이번 ‘지배종’을 통해 인공 배양육을 소재 삼아, 먹어야 살 수 있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풀어낸다. 얼핏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 같지만, 사실은 전염병과 기후 위기 등 재난의 한 복판을 살아가는 현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란 점에서 작가의 선택은 의미심장하다.

이수연 작가는 “동물을 잡아먹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배종’의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진”이라고도 밝혔다.

‘지배종’에서 윤자유는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죽는 순간까지 건강한 신체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그의 이런 바람은 거대한 반대와 혼란도 야기한다. 사진제공=디즈니+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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