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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데일리 8호]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이야기” AI 영화 ‘곰팡이’ 관객상 김운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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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화 '곰팡이'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김운하 감독(오른쪽 서 있는 사람)이 10일 오후 경기 부천시 CGV소풍에서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I 영화 ‘곰팡이’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김운하 감독(오른쪽 서 있는 사람)이 10일 오후 경기 부천시 CGV소풍에서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감독에게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은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도구’일까, ‘동업자’일까. 관객의 예리한 질문에 AI 영화 ‘곰팡이’를 연출한 김운하 감독은 “어려운 물음이라 쉽게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처음 AI 툴을 접했을 때를 돌이키며 말을 이었다.

“AI 툴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상상했던 게 구현되니까 신세계처럼 느껴졌어요.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놀라웠지만 계속 이용하면서 그 한계도 알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포토샵 프로그램처럼 하나의 툴을 제가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감독으로서 콘트롤 할 수 있는 하나의 툴이 생겼다고도 생각하고 있어요.”

‘곰팡이’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AI영화’ 섹션에 초청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완벽하게 멸균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소녀가 식빵에 핀 푸른색 곰팡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감각적인 시각효과로 보여주는 러닝타임 6분의 영화다. 총 11편이 초청된 AI영화 섹션에서 ‘곰팡이’는 관객상을 수상했다. 관객의 관심은 물론 호응이 높은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10일 오후 5시40분 경기 부천시 소풍CGV에서 열린 ‘곰팡이’ 관객과의 만남(GV)에서도 작품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이 확인됐다. 30분 동안 진행된 GV에서 관객의 질문은 쉼 없이 이어졌다. 지금 영화에 활용하는 생성형 AI를 향한 관객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 “AI 영화 작업은 병렬적인 과정”

김운하 감독은 그동안 실사영화 작업을 해오면서 주로 SF와 판타지 장르의 시나리오를 집중적으로 썼다고 했다.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르물에 관심을 뒀지만 정작 이를 영상화하는 데 제약이 따랐다. 높은 제작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러다 만난 생성형 AI 툴은 감독이 상상을 마음껏 표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운하 감독은 “영화는 프리 프로덕션부터 프로덕션, 포스트까지 직렬의 프로세스가 있는데 AI 영화의 작업은 병렬적인 과정이었다”며 ‘곰팡이’는 “콘티 작업과 편집을 같이 진행하는 등 프로세스가 하나로 통일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물론 감독이 원하는 대로 정확한 연출의 방향을 AI 기술이 따라가지 못할 때도 있었다. 연출자의 주문과 조금 다른 스타일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그 자체도 새로운 창작의 아이디어가 됐다. 감독은 “AI가 제시한 방향으로 제 이야기가 영향을 받거나 장면이 전환하는 계기가 있었다”며 “그런 작업에서 자유로움도 느꼈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작업”이라고 AI 영화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상영관은 전체 86석의 객석이 꽉 찼다. 김관희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이뤄진 GV에서는 감독의 답변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한 관객은 ‘AI 영화가 실사영화를 대체 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애니메이션처럼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지’ 감독의 의견을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의견은 평소 동료들과도 자주 이야기해요. 실사영화와 AI 영화는 비교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라, 아에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AI 영화라는 장르도 얼마 되지 않아 사라질 거라고 예상해요. 실사영화와 접목해서 정착하지 않을까 싶고요.”

현대미술을 전공한 한 관객은 부천국제판탁스틱영화제에서 만난 AI 작품들 가운데 ‘극장이 아닌 미술관에서 보여 줘야 할 것 같은 미술작품의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하면서 ‘AI 영화가 극장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가능성’에 대해 궁금해 했다.

김운하 감독은 이번에도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미디어아트 같은 강점이 돋보이는 AI 영화가 있다고 해도, 연출한 감독이 ‘이건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면 영화제에 갈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요. 만든 의도에 따라 미디어아트가 될 수도 있고요. 장르의 선택은 감독의 선택이 아닐까 해요.”

이에 김관희 프로듀서는 의견을 보탰다. “출품돼 심사한 AI 영화들은 일정한 패턴이 보이기도 한다”고 부연하면서 “이미지텔링에 집중하는지, 스토리텔링을 택하는지에 대한 패턴이 있다”고 밝혔다. 

● 관객상 받은 ‘곰팡이’ 제작 기간은 2개월 

감독은 곰팡이의 이미지를 다루는 SNS 채널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곰팡이’를 구상했다. 멸균된 세상의 한 소녀는 곰팡이가 핀 식빵을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이를 삼키고, 그때부터 소녀의 몸은 물론 그가 사는 세상도 변화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곰팡이가 마을을 뒤덮는데 그건 오염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이라고 생각했다”는 감독은 “곰팡이는 죽지 않는다. 잠복을 했다가 환경이 나아지면 다시 살아나는데 오염이라기보다는 생명을 전복하는 의미를 지녔다고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제작 기간은 두 달. 한 관객은 ‘두 달 동안 만든 영화에 감독으로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지금까지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한번도 만족감을 느낀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처음엔 ‘아! 망했네?’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놀라움이 컸습니다. 편집을 마치고 믹싱실에서 영화를 보는데 제가 쓴 시나리오가 이렇게 나왔다는 게 정말이지 놀라웠어요. 예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감독은 AI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소녀의 외형이 SF영화의 클리셰처럼 보인다는 관객의 질문을 받고서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제가 ‘곰팡이’를 만들 당시에는 인물의 일관성을 AI 기술로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며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는 인물 디자인을 기술적으로 설정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관객상 수상으로 증명된 김운하 감독의 실력은 다음 작품을 향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AI와 실사를 접목한 영화를 구상 중이라는 감독은 “AI가 주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체감했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업이 좋았다”며 “두 가지를 섞어 낙하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다루면서 많은 의견을 듣고 논의를 접하고 있어요. 이미지나 영상을 생성하기가 너무 쉬운 AI시대이지만, 지금은 기술의 이용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 왜 그걸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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