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찍어놓고 공개되기를 이렇게까지 기다린 영화가 있을까 싶을 만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계 없는 연기로 늘 대중에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는 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과 재회한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제작 CJ ENM 스튜디오스)로 돌아온다. 가을께 개봉을 준비 중인 작품으로 올해 한국영화 가운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의 재회, 손예진과 박 감독의 첫 만남, 무엇보다 감독이 오랜 기간 영화화를 바랐던 이야기인 만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의 시선이 이번 작품으로 향한다.
기대감을 품은 건 영화의 주역인 이병헌도 마찬가지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쓰리, 몬스터’ 이후 20여년 만에 감독과 재회한 이병헌은 “영화를 찍고 공개되기를 이렇게까지 기다린 영화는 처음”이라며 “그만큼 작업 과정이 새로웠고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이병헌이 ‘어쩔수가없다’에 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한 자리는 지난 4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열린 ‘더 마스터: 이병헌’ 메가토크 현장.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이병헌을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하고 그의 대표작 10편을 상영하고 있다. 이에 맞춰 관객과 만나 영화에 대해 더 깊이 대화하는 기회를 갖고 있는 이병헌은 메가토크에서도 1시간 동안 배우로 살아가는 현재의 삶은 물론 지나온 과정, 그리고 개봉을 앞둔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갖는 기대감을 이야기했다.

박찬욱 감독이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이후 아내(손예진)와 두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전쟁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박찬욱 감독이 오랜 기간 영화화를 추진했던 미국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소설 ‘액스’를 각색한 작품이다.
모두가 기다리는 기대작인 만큼 이병헌의 메가토크 현장에서도 영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이에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영화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들은 순간에 대해 설명했다. “한 시간 정도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그는 “얘기를 듣고 나니, 감독님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상업적인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개봉을 앞둔 데다, 서너줄로 표현된 로그라인 외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작품인 만큼 이병헌은 영화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빨리 보여주고 싶은 듯, 작품을 더 자랑하고 싶은 듯, “가슴에 오래 남을 주제와 메시지가 묵직하게 있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 안에 블랙 코미디 장르의 개성도 강한 영화라서 많이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힌트를 줬다. “순간순간 발전하는 애드리브뿐 아니라 상황의 변화들도 많은 영화”라며 “정말 기대해도 좋다”고 거듭 자신감을 보였다.
‘어쩔수가없다’의 구체적인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배급사는 현재 올해 가을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춰 미국과 유럽의 유력 배급사들과 계약을 맺고 전 세계 동시기 개봉도 추진한다. 배급사 CJ ENM은 ‘기생충’ 등을 맡은 북미 배급사 네온과 계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영국 기반의 배급사 무비와 손잡고 영국은 물론 스페인 등 유럽과 남미, 호주 등 배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어쩔수가없다’의 해외영화제 초청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후반 작업 일정 등 이유로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는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지만, 8월 말 열리는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초청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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