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을 중심에 둔 K-컬처를 폭넓게 다루면서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안효섭이 “해외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영어 더빙 연기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K팝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고도 설명했다.
안효섭은 27일 소속사 더프레젠트컴퍼니를 통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참여하기까지, 그리고 작업 과정과 현재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반응을 접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차트 1위(플릭스패트롤 집계)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할리우드의 유명 스튜디오인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미국 작품이지만, 주인공들을 K팝 가수들로 설정하고 극의 배경도 서울로 택하면서 다양한 K-컬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서도 화제다.
안효섭은 해외 팬들과 가깝게 교류하는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출연 제안을 받았다. “작품이 주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음악과 K팝을 통해 전하는 방법이 독특하게 다가왔다”고도 밝혔다. 출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출자인 매기 강 감독은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감독은 편지에 안효섭을 향한 관심과 작품에 임하는 애정을 거듭 밝혔고, 이를 확인한 안효섭도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돌이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를 사로잡는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가 사실은 악령에 맞서는 퇴마사로 활동한다는 설정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인간의 영혼을 차지하려는 악귀 귀마는 사람들의 영혼을 빼앗으려 5명의 저승사자를 인간 세상에 내보낸다. 이들은 저승사자의 정체를 숨기고 사자 보이즈라는 이름의 보이그룹으로 세상에 나온다. 비범한 능력을 지닌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는 사자 보이즈, 그 중에서도 팀의 리더인 진우에게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둘은 대립하기 시작한다.
안효섭은 귀마에게 영혼을 팔고 저승사자가 된 진우 역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보이그룹의 리더이지만, 사실은 어둠의 세력에 기대 인간의 영혼을 빼앗는데 동조하는 인물이다. 그는 루미를 만난 뒤 과거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귀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서서히 변화한다. 영어 더빙으로 목소리 연기를 소화한 안효섭은 깊은 상처와 슬픔을 지닌 진우의 내면을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표현하면서 호평받고 있다.
그가 바라본 진우는 어떤 캐릭터일까. “귀마와 거래하는 위험한 선택을 했고 그 대가로 영혼을 잃게 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과 따뜻함을 간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힌 안효섭은 “시청자들이 연민과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애니메이션의 목소리 녹음은 한국과 미국에서 나눠 진행됐다. 안효섭은 처음 제작진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방향과 설정을 협의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녹음을 소하했고, 매기 강 감독 등 제작진은 미국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작업을 이어갔다. 안효섭은 “녹음 당시 마이크 옆에 카메라를 두고 저의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 표정과 움직임까지 함께 촬영했다”며 “기록된 영상은 진우의 캐릭터를 만들 때 표정과 감정,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극중 진우의 얼굴이나 후드티를 입고 다니는 모습 등은 안효섭의 실제 표정과 스타일에서 따 왔다. 매기 강 감독 역시 안효섭이 주연한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영어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진우 역할에 어울리겠다고 판단했고, 실제 안효섭의 이미지를 캐릭터에 반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한 편의 영화이자 퍼포먼스처럼 느껴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악령들로부터 팬들을 지키려는 K팝 가수들, 그리고 K팝을 둘러싼 다양한 팬덤 문화를 영화 곳곳에 담았다. K팝을 넘어 K푸드, K패션, K뷰티 등 요즘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들이 영화에 적절히 녹아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의 저변에 깔린 한국 정서의 영향도 있지만, 제작을 앞두고 사전 조사를 위해 제작진 10명이 서울의 서촌과 남산 일대 등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꼼꼼하게 자료를 모아 완성도를 높였다.
물론 K-컬처만 있으면 전부 성공할 수는 없다. ‘케이팝 데먼 헌터스’가 돌풍을 일으킨 데는 영화에 삽입된 파워풀한 K팝의 영향도 절대적이다. 그룹 트와이스가 극중 헌트릭스가 부르는 대표곡 ‘테이크다운'(Takedown)을 불렀고 빅뱅과 블랙핑크, 미야오의 프로듀서인 테디가 음악 전반을 책임졌다. 안효섭 역시 다양한 설정과 소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그 중심에 보편적인 감정이 자리한 점에서 이번 영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효섭은 “보통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이 배경처럼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작품은 음악과 이야기, 감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동시에 한 편의 영화이자 퍼포먼스로도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아름답다’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그 말에는 ‘나답다’라는 의미도 있다”며 “이번 작품은 각자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특별함을 인정하면서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안효섭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어 오는 7월23일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로 관객을 찾아온다. 영화 출연도, 주연도 처음이다. 아무도 읽지 않는 소설을 혼자 읽은 주인공 김독자가 소설의 내용과 똑같이 현실의 세상이 멸망하자, 이를 돌파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안효섭은 평범한 회사원이자 10년째 연재된 소설을 잃은 유일한 인물인 김독자 역을 맡아, 이민호와 나나 지수 등과 호흡을 맞춘다. 연출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PMC 더 벙커’의 김병우 감독이 했다. 올해 여름 최대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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