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1000만 영화는 언제쯤 나올까. 극장가가 여름의 문턱인 6월을 지나고 있지만 1000만 영화가 감감 무소식이다. 1000만 영화는커녕 500만 영화도 나오지 않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월16일 개봉한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주연의 영화 ‘야당’이 33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어 5월17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303만명, 2월28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301만명으로 ‘야당’의 뒤를 잇고 있다. 올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가 국내외 통틀어 단 3편에 불과하다. 300만명도 간신히 넘긴 모습이다.
영화산업은 200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 이후 지금까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1~5월까지 극장 관객 수는 3478만명으로 2023~2024년 같은 기간 평균 관객 수(4773만명)의 70% 수준에 머물며 감염증 사태 이후 가장 저조한 관객 수를 나타냈다.
올해 1~5월 박스오피스 성적이 부진한 것은 500만, 1000만 영화와 같은 ‘대박 흥행’ 작품이 나오지 않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23년에는 558만명을 모은 ‘스즈메의 문단속’과 490만명을 모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있었고, 2024년에는 1191만명을 모은 ‘파묘’, 1150만명을 모은 ‘범죄도시4’가 있었다.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 ‘중박 흥행'(중소 규모로 제작돼 300만~500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 2024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작품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관객의 관심을 끌 만한 대박 흥행 작품의 등장이 절실한 때다.
여기에 국내외 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가 나오는 7~8월 여름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월2일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을 시작으로 7월9일 ‘슈퍼맨’, ‘전지적 독자 시점’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 등이 개봉한다.
이 가운데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속편으로 이어지며 앞선 작품들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출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이며,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은 웹소설 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속편이나 원작 없이 이 작품 자체로 승부하는 영화이다.

●’전독시’ VS ‘좀비딸’ VS ‘악마가…’ 흥행 대결
여름 시장은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던 시장으로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작품 가운데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탄생할지도 관심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소설 속의 멸망한 세상으로 변한 현실에서, 소설의 결말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김독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독자가 소설 속의 주인공 및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다. 안효섭과 이민호가 각각 김독자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을 연기한다.
‘좀비딸’은 좀비로 변한 딸을 세상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아빠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조정석이 어떻게든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좀비 딸을 훈련하는 아빠 이정환을, ‘외계+인’ 시리즈에서 김태리의 아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최유리가 좀비 딸 이수아를 연기하며 부녀 사이로 첫 호흡을 맞춘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아랫집 여자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윗집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윤아가 새벽마다 악마로 변하는 아랫집 여자 선지를, 안보현이 악마로 변한 선지를 감시하는 일을 하게 되는 윗집 남자 길구를 연기한다.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 모두 흥행을 기대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558만명을 모은 ‘더 테러 라이브’ 의 김병우 감독과 ‘신과 함께’ 시리즈로 더블 1000만 흥행을 일군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좀비딸’은 ‘엑시트’ 942만명, ‘파일럿’ 471만명으로 성공시키며 여름 시장의 흥행 수표로 자리매김한 조정석의 작품이며,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의 대박 흥행을 이끈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조정석 대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로 ‘엑시트’의 흥행 주역들이 올 여름 시장에서 흥행을 겨루게 된 점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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