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안방극장이 새로운 판을 짠다. 정준원이라는 스타를 발굴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지난 18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한 가운데 비슷한 시간대 편성돼 경쟁해온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도 오는 25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에 맞춰 방송사들은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새로운 주말극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특히 배우 박보영, 박보검, 정경호, 남궁민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격하면서 주말 황금시간대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후속으로 박보영이 1인 2역 연기에 도전하는 ‘미지의 서울’이,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이어서는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을 지운 박보검이 나서는 ‘굿보이’가, SBS 금토드라마 ‘귀궁’ 이후에는 남궁민의 로맨스를 볼 수 있는 ‘우리 영화가’가 방송된다. MBC는 17일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 종영 이후 한 주 건너뛰고 정경호가 주연한 ‘노무사 노무진’을 공개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미지의 서울’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작품으로, 새로운 얼굴을 대거 발굴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바통을 이어받아 24일 처음 방송하는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연출 박신우)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박보영이 극중 유미지, 유미래 쌍둥이 자매 역할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박보영은 이 작품을 위해 머리카락을 노랗게 탈색하기도 했다. 미지와 미래는 일란성 쌍둥이 중에서도 드물게 서로를 똑 닮았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미지가 자신의 반쪽인 미래를 구하기 위해 인생을 바꿔 살자는 제안을 하게 되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미지와 미래는 고등학교 동창인 이호수(박진영)와 초보 농장주 한세진(류경수)과 얽히고설키며 설레는 로맨스를 이어간다. 박진영은 군 제대 후 첫 드라마를 선보인다.
박보영은 “이 대본을 보고 제 인생에 다시없을 도전이자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극중 미지가 미래에게 하는 ‘내가 너로 살게, 네가 나로 살아’라는 대사를 보자마자 “이 드라마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그리고 각자의 아픔과 결핍을 스스로 마주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부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1인 2역 연기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던 박보영은 ‘미지의 서울’을 통해 “(연기가) 많이 늘지 않았나 싶다. 연기가 늘 수밖에 없던 상황이 많았다. 대본을 볼 때 한 번에 다 외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미지 분량과 미래 분량을 따로 외워야만 해서 꼭 두 작품을 찍는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바니와 오빠들’→’노무사 노무진’
‘바니와 오빠들’ 후속작으로 30일 공개되는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극본 김보통, 유승희·연출 임순례, 이한준)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첫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경호는 의사(‘슬기로운 의사생활’), 일타강사(‘일타 스캔들)에 이어 이번엔 또 다른 전문직인 노무사로 변신한다. 이 작품은 철근에 깔리는 사고 이후 유령이 보이게 된 노무사 노무진(정경호)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장르로, 유령들이 의뢰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노무진의 모습으로 유쾌한 재미와 감동을 예고한다.
역사의식도 사회의식도 없는 생계형 노무사인 노무진은 사무실 월세를 벌기 위해 노동 현장을 기웃거리다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후 울며 겨자 먹기로 유령들이 의뢰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인물이다. 정경호는 “산업 재해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유령들의 원한을 풀어주면서 인간적으로도, 노무사로서도 성장하는 노무진에게 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계형 노무사라는 현실적인 캐릭터가 보여주는 이야기 속에 감동과 웃음이 담겨있다. 보시는 분들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굿보이’
김혜자 손석구 주연의 ‘천국보다 아름다운’ 후속으로 31일 선보이는 JTBC 새 금토드라마 ‘굿보이'(극본 이대일·연출 심나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오애순(아이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팔불출 무쇠’ 관식으로 주목받은 박보검의 색다른 변신으로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은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땀과 노력 그리고 좌절 속에서 이룬 스포츠 영웅의 시간을 뒤로하고 경찰로 다시 일어서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박보검을 비롯해 김소현, 이상이, 오정세, 허성태, 태원석이 합류했다.
박보검은 ‘굿보이’에서 11년 만에 부활한 메달리스트 특채로 경찰이 된 강력특수팀 순경 윤동주를 연기한다. 타고난 맷집과 주먹으로 복싱 금메달리스트가 된 동주는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영광스러운 단상에서 내려온 뒤, 현재 경찰로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간다. 비양심과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이 잠자고 있던 그의 파이터 본능을 깨우게 되고, 오직 정의를 위해 몸을 던진다. 순수하고 맑은 이미지로 사랑받는 박보검이 거친 에너지를 뿜는 파이터의 모습을 선보인다. 박보검은 윤동주에 대해 “불타는 정의감으로 도망칠 틈조차 허락하지 않고, 저급한 불의를 처단한다”고 했다. 김소현은 사격, 이상이는 펜싱, 허성태는 레슬링, 태원석은 원반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박보검과 함께 강력특수팀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귀궁’→’우리 영화’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 영화'(극본 한가은, 정경민·연출 이정흠)는 오는 6월13일 첫 방송한다. 현재 방영 중인 ‘귀궁’ 후속작으로 MBC ‘연인’에서 멜로 장르의 진가를 입증한 남궁민과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전여빈이 가슴 벅찬 멜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야기는 데뷔작으로 천재라 불렸지만 이후 슬럼프에 빠진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가 시한부를 소재로 한 차기작을 준비하며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이다음(전여빈)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자문을 계기로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은 각자의 상처와 한계를 안은 채 서로의 세계에 스며든다. 작품은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 감독과 자유로운 영혼의 시한부 배우 지망생이 함께 영화를 완성해나가며 삶과 사랑을 진하게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정흠 PD는 ‘우리 영화’를 두고 “세상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가 다른 여자와 남자가 만나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결국엔 사랑하게 되는 정통 멜로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우리 영화’는 경쟁작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 출발하지만 현재 시청률 9~10%(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오가며 주말극 1위를 기록 중인 ‘귀궁’의 뒤를 잇는 만큼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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