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네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으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한 시도 잊은 적 없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2019년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과정을 이끈 문 권한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가 한약업자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사실과 함께 김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새삼 다시 회자되고 있다. 유튜브 등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문형배 권한대행이 과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장하 선생을 떠올리며 한 언급 등이 되새겨지면서 영화 ‘어른 김장하’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문 권한대행은 “고교 2학년 때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고 인사청문회에서 돌이켰다.
그처럼 김 선생은 “내가 배우지 못했던 원인은 오직 가난이었다”면서 한약업을 이어가며 벌어들인 대부분 돈을 장학금으로 내놨다. 100억원이 넘는 돈으로 학교를 세운 뒤 이를 사회에 환원했다. 또 어려움에 처한 개인과 단체를 위해 자신의 부를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삶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스스로도 그러길 원치 않았다.
그의 삶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02년 말 경남 MBC가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한 작품 ‘어른 김장하’를 통해서였다. 입소문을 타고 시청자의 더욱 큰 관심을 받은 다큐멘터리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2023년 11월 극장용 영화로 다시 만들어져 관객에게 선보인 뒤 여운을 남겼다. TV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먼저 시청자를 만난 작품이 이후 극장에서 개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그만큼 영화가 품고 있는 이야기가 안기는 감동이 컸던 덕분이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훗날 “김 선생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줬다”며 존경을 표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는 문 권한대행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는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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